##
안녕하세요? 장상 26번째 포스팅입니다. 지난 포스팅까지 ‘장부 간의 관계’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지난 포스팅 말미에 말씀드렸듯, 이번 포스팅부터는 “육부(六腑)” 간의 관계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5-2) 육부 간의 관계
육부는 모두 “전화물(傳化物)”의 생리적 특징이 있기 때문에 육부간의 관계는 주로 음식물의 소화、흡수、배설 과정중에 나타난다. 음식물이 위(胃)로 들어와서 위의 부숙과 초기 소화단계를 거쳐 소장으로 전하면 소장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보다 많은 소화가 이루어지고 청탁이 비별된다. 그 중 맑은 것은 정미가 되어 비의 운화작용으로 전신을 영양하고, 남은 수액은 흡수후 방광으로 들어가 오줌의 원료가 된다. 그 탁한 것은 조박이 되어 대장으로 내려간다. 방광으로 들어간 오줌은 기화작용을 거쳐 수시로 배출된다. 대장의 조박은 전도와 변화과정을 거쳐 항문을 통하여 배출된다.
음식물의 소화、흡수、배설 과정 중에, 간담은 소설작용으로 음식물의 소화를 돕고, 삼초는 원기와 진액의 통로가 될 뿐만 아니라 기화작용으로 원기와 진액의 정상적인 운행을 가능케 하는 추진력이 된다. 그래서 『靈樞(영추) 本藏(본장)』에서 말하기를,
“육부(六腑)는 수곡(水穀)을 변화시켜 진액을 운행한다”
라고 하였다. 육부가 수곡을 전화(傳化)하는 것은 계속적인 과정이며, 이는 육부 상호간의 허실이 교체되는 양상을 가지면서 동시에 통(通)해야 하고 체(滯)해서는 안되기 때문에 『素問(소문) 五臟別論(오장별론)』에서,
“위(胃)가 실하면 장(腸)이 허하고, 장(腸)이 실하면 위(胃)가 허하다”
라고 하였다. 이는 음식물이 위장(胃腸)에서 소화되면서 이동해야지 한 곳에 오래 머물러서는 안된다는 것을 설명하는 것이며, 이를 후세 의가들이 ‘육부(六腑)는 통하는 것이 그 작용이다( = 육부이통위용(六腑以通爲用))’, “부(腑)는 통하게 하는 것이 보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육부는 병리적으로도 끊임없이 서로 영향을 미치는데, 위(胃)에 실열(實熱)이 있어 진액을 소작(燒灼)하면 대장의 전도가 불리해지고 대변이 굳어진다. 마찬가지로 대장이 조결(燥結)하여 변폐불통(便閉不通)하면 역시 위(胃)의 화강(和降)에 영향을 미쳐 위기상역(胃氣上逆)하여 오심、구토 등이 나타난다. 또 간담의 화가 치성하면 위(胃)를 범하여 쓴 물을 토하기도 한다. 비위의 습열은 간담을 훈증하여 담즙으로 하여금 피부로 외설(外泄)하여 황달과 같은 병증을 발생시키기도 한다. 육부가 비록 통(通)함을 위주로 하지만 역시 태과와 불급의 차이점은 있기 때문에 진행되는 병증을 잘 구별하여야만 한다.
##
5-3) 오장과 육부의 관계
장(臟)과 부(腑)는 음양표리의 관계이다. 장은 음에 속하고 부는 양에 속하며, 장은 이(裏)이고 부는 표(表)이며, 경맥으로 서로 속락(屬絡)되어 있어 밀접한 관계를 형성한다.
##
5-3)-(1) 심과 소장
심의 경맥은 심에 속(屬)하면서 소장에 락(絡)하고, 소장의 경맥은 소장에 속하면서 심에 락하여 속락에 따라 서로 표리관계가 된다. 병리적으로도 마찬가지로 나타나는데, 심장에 화열(火熱)이 있으면 소장으로 이전되어 요소(尿少)、요적열(尿赤熱)、요통(尿痛) 등이 나타나고, 반대로 소장에 열(熱)이 있으면 심장으로 상염(上炎)하여 심번(心煩)、설적(舌赤)、구설생창(口舌生瘡) 등이 나타난다.
##
5-3)-(2) 폐와 대장
폐와 대장도 경락상 서로 속락으로 연결되어 표리관계를 구성한다. 폐기의 숙강은 대장의 전도를 보조하고, 대장의 전도는 폐의 숙강에 도움을 준다. 만약 대장에 실열(實熱)이 있어 부기(腑氣)가 통하지 않게 되면 폐의 숙강에도 영향을 미쳐 흉만(胸滿)、천해(喘咳) 등이 나타나고, 폐기가 숙강하지 못해 진액이 하달하지 못하면 대변이 건조비결한다. 또 폐기가 허약하여 추동이 약해지면 대변이 비삽불행(秘澁不行)해져서 ‘기허변비(氣虛便秘)’가 되며, 또 기허하여 고삽하지 못하면 청탁이 혼잡되어 나가므로 대변당설(大便溏泄)이 되기도 한다.
##
5-3)-(3) 비와 위
비와 위도 경락상 서로 표리관계를 이루고 있다. 위는 수납을 주관하고 비는 운화를 주관하여 음식물의 소화 흡수, 그리고 정미를 수포하여 전신을 자양하므로 “후천지본”이라고 한다.
“비주승(脾主升)”, “위주강(胃主降)”: 비기는 승(升)하여 수곡의 정미를 수포하고, 위기는 강(降)하여 수곡과 조박을 내려보낸다. 이를 『臨證指南醫案(임증지남의안)』에서,
“비기(脾氣)는 위로 올라가야 건강하고, 胃氣는 아래로 내려가야 조화로운 것이다”
라고 하였다.
“위속조(胃屬燥)”, “비속습(脾屬濕)”: 위는 희윤오조(喜潤惡燥)하며 비는 희조오습(喜燥惡濕)한다. 비위의 조습(燥濕)이 서로 돕고 음양이 서로 맞아야 음식물의 전화(傳化)과정이 완성된다. 그러므로 『臨證指南醫案(임증지남의안)』에서
“태음습토(太陰濕土)는 양(陽)을 얻어 비로소 운행하고, 양명조금(陽明燥金)은 음(陰)을 얻어 스스로 편안해진다”
라고 하였다.
비위는 병리적으로도 서로 영향을 미친다. 만약 비가 습(濕)으로 장애를 받으면 운화가 무력해져 청기(淸氣)는 불승(不升)하고 위(胃)의 수납과 화강에도 영향을 미쳐서 식소、구토、오심、완복창만 등이 나타나고, 반대로 음식실절(飮食失節)、식체위완(食滯胃脘)하여 위가 화강하지 못하면 비의 승청과 운화작용에 영향을 미쳐 복창설사(腹脹泄瀉) 등이 나타난다. 『素問(소문) 陰陽應象大論(음양응상대론)』에서,
“청기(淸氣)가 아래 있으면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을 설사하고, 탁기(濁氣)가 위에 있으면 붓고 그득한 병이 생긴다”
라고 한 것은 비위의 승강이 실조되었을 때 나타나는 병리와 증상을 개괄한 것이다.
##
5-3)-(4) 간과 담
담은 간에 붙어 있고 경맥상으로도 서로 속락되어 있어 표리를 이룬다.
담즙의 내원은 간의 여기(餘氣)로서 담즙의 정상적인 배설과 그 작용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간의 소설공능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만약 간의 소설공능이 비정상이면 담즙의 분비와 배설에 영향을 미치고, 또 담즙의 배설이 잘 안되면 간의 소설작용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간과 담은 생리병리적으로 상호 밀접한 관계에 있어 간병은 담에 영향을 주고, 담병도 간에 파급되어 결국에는 간담동병(肝膽同病)이 된다. 간담화왕(肝膽火旺)이나 간담습열(肝膽濕熱)이 좋은 예이다. 이외에도 간은 모려(謀慮)를 주관하고, 담은 결단을 주관하는데, 의식과 사유의 과정에서 보더라도 생각 후에 어떤 결단을 내리고, 결단을 내린 후 또 스스로 생각하는 것과 같이 서로 밀접한 관계에 있다.
##
5-3)-(5) 신과 방광
신과 방광의 경맥도 속락이 되어 서로 표리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방광의 저뇨와 배뇨공능은 신의 기화작용 여부에 좌우되므로 신기가 충족되고 고삽하면 방광의 개합작용도 절도가 있게 되고 따라서 수액의 정상적인 대사가 유지된다. 만약 신기가 부족하여 기화실상(氣化失常)으로 고삽하지 못하면 방광의 개합작용이 조절되지 않아 소변불리나 실금、유뇨、빈뇨 등이 나타난다. 예컨대 노인에게 자주 보이는 요실금、다뇨 등은 신기쇠약(腎氣衰弱)으로 인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
이번 포스팅은 여기까지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것으로 26회에 걸친 장상(藏象) 포스팅이 모두 일단락되었습니다. 다음 포스팅 부터는 “경락(經絡)”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한의학.##역사.동양사.동아시아사.철학.동양철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락(經絡 Meridian) 2 – 경락계통과 경락의 생리공능 (0) | 2022.07.07 |
---|---|
경락(經絡 Meridian) 1 - 경락의 개념과 경락계통 (0) | 2022.04.17 |
장상(藏象 Visceral Manifestation) 25 (0) | 2022.04.12 |
장상(藏象 Visceral Manifestation) 24 (0) | 2022.04.11 |
장상(藏象 Visceral Manifestation) 23 (0) | 2022.04.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