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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어느덧 한의학의 이론체계의 특징 5번째 포스팅이 되었습니다. 지난 포스팅에서는 사람과 자연환경의 통일성 및 자연계가 인체 생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포스팅해보았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자연환경이 인체 병리에 미치는 영향과, 자연환경과 예방 치료의 관계에 대해 포스팅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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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자연환경이 인체 병리에 미치는 영향

 인체가 자연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에는 한계가 있는데, 만약 기후 변화가 극렬하거나 갑작스러워서 인체의 적응능력을 초월하거나 인체의 조절기능이 실조되면 자연환경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여 질병이 발생한다. 그러므로 질병의 발생은 인체 정기의 적응、조절、항병 등 능력과 자연계 발병인자의 발병능력의 두 가지 요소와 관계된다. 만약 인체의 정기가 충만하여 적응、조절 및 항병능력이 강하면 병인의 침범을 막아 병에 걸리지 않으며, 만약 기후가 매우 나쁜 경우에는 인체의 정기가 상대적으로 부족하여 병인에 저항할 수 있는 능력이 감퇴되므로 병인이 이를 틈타 들어와 병을 일으킨다.

계절 기후의 이상변화 가운데에도 매 계절은 특징이 있다. 그래서 일반적인 질병 외에도, 계절적으로 주로 다발하는 병이나 유행병들이 있다. 예컨대 『素問(소문) 金匱眞言論(김궤진언론)』에서

 

 봄에는 코피를 흔히 앓고, 여름에는 가슴과 옆구리의 병을 잘 앓으며, 늦여름에는 설사와 寒邪가 직중하는 병을 흔히 앓고, 가을에는 풍학(風瘧)을 잘 앓으며, 겨울에는 수족이 저리면서 싸늘해지는 비궐(痺厥)을 흔히 앓는다

 

라고 한 것이 그 예이다.

 질병의 발전과정이나 만성병의 회복기에 종종 기후가 급변하거나 환절기에는 병이 심해지거나 재발하는 경우가 흔하다. 예컨대 관절동통의 경우, 춥거나 비가 오면 심해진다. 또 증상이 심해져서 날씨나 계절이 바뀌는 변화를 미리 아는 경우가 있는데, 이와 관련하여 『素問(소문) 風論(풍론)』에서는 두풍병(頭風病)을 가리켜바람을 맞기 하루 전에는 병이 심해진다고 하였다.

 밤낮의 변화 역시 질병에 영향을 미친다. 일반적으로 낮에 병정(病情)은 가벼워지고 밤에는 심해진다. 그래서 『靈樞(영추) 順氣一日分爲四時(순기일일분위사시)』에서는

 

 “무릇 온갖 병은 아침에 상쾌하고 낮에 편안하다가 저녁에 병세가 더해지고 밤에 심해진다. 아침에 사람의 기가 활동하기 시작하면 병의 邪氣는 쇠퇴하므로 아침에 병이 나은 듯 상쾌하고, 한낮에는 사람의 기가 왕성해져 邪氣를 이겨내므로 편안하며, 저녁에는 사람의 기가 쇠퇴하기 시작하여 邪氣가 활동하기 시작하므로 병세가 더해지고, 한밤에는 사람의 기가 장에 들어가므로 邪氣가 홀로 몸에 머물러 있어 심해진다

 

라고 하였다. 한편 새벽、한낮、저녁、밤중은 인체의 양기가 생()、장()、쇠()、입()하는 원리에 따르기 때문에 병정(病情) 역시 혜()、안()、가()、심()해지는 변화가 일어난다실제 임상적으로도 반드시 밤낮의 변화에 주의하여야 한다. 지역 환경도 질병의 발생과 발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예컨대 『素問(소문) 異法方宜論(이법방의론)』에서 말하기를,

 

 “그러므로 동방 지역에서는 앓는 병이 모두 옹양(癰瘍)이고, 서방에서는 사기가 형체를 상하지 못하여 병이 모두 안에서 생기고, 북방에서는 장()이 한()하여 그득찬 듯한 만병(滿病)이 생기고, 남방에서는 연비(攣痺)를 앓는다

 

라고 하였으며, 수나라의 소원방(巢元方)은 『諸病源候論(제병원후론) 癭候(영후)』에서 영병(癭病)의 발생이飮沙水와 유관하다고 하였는데, 이는 이 병과 그 지역의 수질이 유관하다고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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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자연환경과 예방 치료의 관계

 자연환경의 변화가 사람의 생명활동과 병리변화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자연환경과 인체의 관계를 중시해야 하는데, 양생과 예방에 있어서는 자연의 법칙에 순응하고, 치료의 과정에는 因時와 인지제의(因地制宜)의 원칙에 따라야 한다. 『素問(소문) 陰陽應象大論(음양응상대론)』에서 말하기를,

 

그러므로 다스림에 하늘의 벼리를 따르지 않고 땅의 이치를 쓰지 않는다면 큰 피해를 입을 것이다

 

라고 하였다.

기후 변화는 인체의 생리、심리 및 병리변화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양생과 질병의 예방을 위해서는 사계절 기후변화에 순응해야 한다. “사계절의 변화에 맞추고”, “사계절에 따라 신()을 조양(調養)”, “봄、여름에는 陽을 기르고, 가을、겨울에는 음()을 기름으로써 자연환경과 통일성을 유지하면 정신이 잘 간직되고 형체가 강건해진다. 기후 변화가 극렬하거나 갑작스러우면허사(虛邪)와 적풍(賊風)을 제 때에 잘 피함으로써 발병인자가 인체를 침입하여 발병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질병을 치료할 때에는반드시 세기(歲氣)를 먼저 알아서 천화(天和)를 벌하지 않도록하여 기후 변화를 잘 이해하고 각 계절의 기후 특징에 근거하여 치료약을 사용해야 하는데, 이를인시제의(因時制宜)”라고 한다. 인시제의의 처방원칙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봄 여름에는 온열한 약을, 가을 겨울에는 한량한 약을 덜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여름은 날 수 있으나 겨울을 나기 힘든양허음성(陽虛陰盛)한 사람은 여름에도 온열한 약을 피해서는 안되고, “겨울은 날 수 있으나 여름을 나기 힘든음허양항(陰虛陽亢)한 사람은 겨울에도 한량한 약을 피할 필요가 없다. 여름에 온열한 약을 써서 양을 기르면 겨울에 병에 걸리지 않고, 겨울에 양윤한 약을 써서 음을 기르면 여름철에 병에 걸리지 않는다. 사계절의 변화에 따르고 인체의 음양을 잘 배양하면 작은 노력으로도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는데, 이를겨울의 병은 여름에 치료한다(冬病夏治)”, “여름의 병은 겨울에 치료한다(夏病冬治)”라고 한다. 이 외에도, 인체의 기혈이 자연계 음양의 성쇠에 따라 상응하는 변화를 한다는 것과 시간에 따라 규칙적으로 경맥을 흐른다는 이론에 근거하여자오유주침법(子午流注鍼法)”이 만들어졌는데, 시간에 따라 취혈하면 효과적으로 기혈을 조리하고 음양을 조절하여 질병을 예방 치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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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포스팅의 중요한 내용을 요약해드리면, 인체의 생리/병리 변화는 지역 환경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양생과 질병 예방을 위해서 적절한 지리환경을 선택하고, 자연이 제공하는 각종 조건을 충분히 이용하고, 적극적으로 자연환경을 적응 개조함으로써 건강 수준을 높이고 질병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 포스팅은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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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지난 포스팅까지 3개의 포스팅에 걸쳐 한의학의 이론체계의 특징 중 인체의 정체성에 관해 말해보았습니다. 이번 포스팅부터는 한의학의 이론체계의 다른 특징인 사람과 자연환경의 통일성에 대해 포스팅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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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사람과 자연환경의 통일성

 사람은 자연 환경 속에 살고 있으며, 자연계에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데에 필수적인 조건들이 있다. 대자연의 햇빛、공기、물、온도、자장、인력、생물권 등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데에 필요한 최적의 환경을 이루고 있다. 동시에 자연환경의 변화는 직간접적으로 인체의 생명활동에 영향을 미친다. 이와 관련하여 『靈樞(영추) 邪客(사객)』에서는사람과 천지가 상응한다고 하였는데, 사람과 자연은 끊임없이 서로 연계된다는천인일체( 天人一體)” holism을 요약한 것이다.

인류는 우주 만물 가운데 하나이며, 천지만물과는 공동의 생성 본원을 가지고 있다. 중국의 고대철학자들은 우주만물이” “태극혹은 “기”로부터 생겨난 것으로 보았다. “를 우주만물이 시작하는 본원으로 보는 사상을기일원론(氣一元論)”이라고 한다. 기는 음양으로 나뉘고 천지를 이룬다. 천지 음양의 두 기가 교감하면 만물이 생겨난다. 예컨대 『周易繫辭上(주역계사상)』에서는천지가 쌓이고 합함에 만물이 감화되어 두터워진다”, 『素問(소문) 寶命全形論(보명전형론)』에서는하늘과 땅이 기운을 합하니, 이름하여 사람이라고 한다”, “사람은 하늘과 땅의 기운에 의해 생겨나고 사시(四時)의 법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하였다. 인체의 생명과정은 필연적으로 대자연의 법칙에 따르고 있으며, 계절이나 지역의 차이 등 자연환경의 각종 변화는 반드시 인체의 생리 병리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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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자연계가 인체 생리에 미치는 영향

 자연환경은 주로 기후와 지리적 조건을 의미하기 때문에천지(天地)”라고 한다. 천지의 음양은 끊임없이 운동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인체의 생리활동은 반드시 천지의 기의 영향을 받아 그에 상응하는 변화를 한다. 기후는 자연계의 각종 변화로 인해 생기는 단계적인 날씨 현상이다.

 일년의 기후 변화는 일반적으로 춘온(春溫)、하열(夏熱)、추량(秋凉)`、동한(冬寒)이다. 자연계의 생물은 이러한 규칙적인 기후 변화의 영향아래 춘생(春生)、하장(夏長)、추수(秋收)、동장(冬藏)의 상응하는 변화를 하고 있으며, 인체의 생리 역시 계절의 변화에 상응하는 조절을 하고 있다. 『靈樞(영추) 五癃津液別(오륭진액별)』에서는

 

날이 더울 때 옷이 두터우면 주리(腠理)가 열리므로 땀이 나고, 날이 추우면 주리가 닫혀 기()와 습()이 순행하지 못하므로 수기(水氣)가 하행하여 방광에 머무르면 오줌과 김으로 변한다

 

고 하였다. 마찬가지로 기혈의 운행도 각 계절 기후의 영향을 받아 상응하는 적응성 변화를 한다. 인체의 맥상도 계절기후의 변화에 따라 춘현(春弦)、하홍(夏洪)、추모(秋毛)、동석(冬石)과 같은 규칙적인 변화를 한다. 『素問(소문) 脈要精微論(맥요정미론)』에서 이르기를,

 

 “사계절의 변화가 사람의 기운을 움직이는데, 맥이 더불어서 위아래로 오르내린다. 봄에는 기운이 위로 떠오르기 때문에 마치 물고기의 노님이 물결 위에 있음과 같고, 여름에는 기운이 피부에 있기 때문에 범범(泛泛)한 것이 만물에 기운이 유여함과 같고, 가을에는 기운이 피부에서 아래로 내려가기 때문에 칩충(蟄蟲)이 장차 들어가려는 것과 같고, 겨울에는 기운이 뼈에 있기 때문에 칩충이 주밀하게 칩거하는 것과 같다

 

고 하였다.

이시진(李時珍)의 『瀕湖脈學(빈호맥학)』에서도

 

“봄의 맥은 현맥(弦脈)이고, 여름의 맥은 홍맥(洪脈)이며, 가을의 맥은 모맥(毛脈)이고, 겨울의 맥은 석맥(石脈)이니, 사계절의 맥이 부드러운 것을 평맥(平脈)이라 이른다

 

고 하여 계절에 따른 맥상의 규칙적인 변화를 언급하였다. 이는 인체의 생리공능이 계절기후의 변화에 따라 스스로 상응하는 조절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외에도, 경락기혈의 운행은 풍우회명(風雨晦明)의 영향을 받는데, 『素問(소문) 八正神明論(팔정신명론)』에서는

 

 날씨가 따뜻하고 날이 밝으면 인체의 혈()이 부드러워지고 위기(衛氣)도 잘 퍼지기 때문에 혈이 매우 빠르게 잘 흐르고 기()도 쉽게 운행되며, 날씨가 춥고 어두우면 인체의 혈이 엉겨 굳어지고 衛氣(위기)도 가라앉는다

 

고 하였다.

계절 기후의 변화가 인체 생리활동에 영향을 미칠 뿐 만 아니라, 하루 중에도 밤낮의 변화는 인체의 생리에 영향을 미치며, 인체도 그에 적응하고 있다. 『靈樞(영추) 順氣一日分爲四時(순기일일분위사시)』에서는

 

 하루를 사계절로 나누면, 아침은 봄이고, 한낮은 여름이며, 해가 질 때는 가을이고, 밤은 겨울이다”

 

라고 하였는데, 밤낮의 기온변화가 사계절만큼 뚜렷하지는 않아도 인체는 그에 따른 음양소장(陰陽消長)의 변화를 일으킨다. 또한 『素問(소문) 生氣通天論(생기통천론)』에서 이르기를,

 

“그러므로 양기는 한낮에 밖으로 나와 작용하는 것이, 해가 뜰 때(平旦)에 사람의 양기가 발생하여 해가 하늘 가운데에 있을 때(日中)에 양기가 융성해지고, 해가 서쪽으로 지려고 할 때(日西) 양기가 쇠약하게 되어 기가 출입하는 문이 닫히게 되는 것과 같다

 

고 한 것처럼, 인체의 양기가 낮에는 체표로 떠오르고 밤에는 내부로 들어가는 양상은 인체가 밤과 낮에 음양 두 기의 성쇠변화에 따라 나타내는 적응성 조절을 보여주는 것이다.

 지역환경은 생존환경인자 가운데 하나로, 지역의 고도、지역성 기후、물산 및 인문지리 、풍속 、습관 등이다. 지역기후의 차이, 지리환경과 생활습관의 차이는 인체의 생리활동과 장부공능에 영향을 영향을 준다.

 예컨대, 이미 오래 살던 곳에서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면 환경이 갑자기 바뀌어 처음에는 잘 적응하지 못하여 皮疹이 나타나거나 설사를 하는 등, 이른바수토불복(水土不服)”을 겪게 된다. 이는 지역환경의 변화에 인체가 잠시 동안 적응하지 못하여 생겨나는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점차로 적응하게 된다. 이는 지역환경이 인체 생리에 영향을 미치고, 인체의 장부도 자연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이 있음을 설명하는 것이다.

 사람의 생존환경에 대한 적응은 소극적이고 피동적이 아니라, 적극적이고 주동적이다.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인류는 능동적으로 자연에 적응할 뿐 만 아니라, 오히려 자연을 개조하고 환경을 가꾸어서 대자연으로 하여금 인류에 이롭게 하는 것이다. 예컨대, 『素問(소문) 移精變氣論(이정변기론)』에서

 “움직임으로써 추위를 피하고 그늘에 거처함으로써 더위를 피한다” 

『壽親養老新書(수친양노신서)』에서는

 거처하는 곳은 반드시 항상 청결하고 단아해야 한다. 여름에는 탁 트이고 시원한 곳이어야 하고 겨울에는 따뜻하고 밀폐된 곳이어야 한다

라고 하였고, 또 『養生類纂(양생류찬)』에서는,

 물이 쌓여 고이면 병이 되므로, 물길을 트고 깊게 하여 거처하는 곳이 청결하고 더러운 기운이 없게 하여야 溫疫病이 생기지 않는다

라고 하였는데, 이는 한의학에서 능동적으로 자연환경에 적응하고 필요에 따라 개조해 나가야 함을 강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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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포스팅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자연환경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포스팅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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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의학 이론체계의 특징에 대한 포스팅 3번째 시간입니다. 지난 포스팅에서 한의학의 특징 중 생리적 정체성의 형신일체관과 병리적 정체성에 대해 포스팅해보았습니다. 이번 포스팅은 한의학적 진단과 치료에 있어서 정체성에 관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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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진단과 치료에서의 정체성

 인체의 국소와 전체는 통일적이며, 각 장부 、경락 、형체 、관규는 생리 병리적으로 서로 연계되어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할 때에는 형체 、관규 、색맥 등 외재하는 병리표현들에 대한 관찰을 통해서 내재하는 장부의 병리변화를 추측하고, 이와 같은 방식으로 정확히 진단함으로써 치료에 근거를 제공해야 한다. 이를 『靈樞(영추) 本藏(본장)』에서는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을 보고 내장의 상태를 알 수 있으므로, 곧 병의 상황을 알 수 있는 것이다

라고 하였다.

 설진(舌診)은 겉으로 보이는 혀의 상태를 살펴 신체 내부의 상태를 살피는 진단방법이다. 혀는 경락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오장육부와 서로 통하기 때문에 장부의 기능상태는 혀로 나타난다. 『醫述(의술)』에서 말하기를,

장부도(臟腑圖)를 살펴보면, 비、간、폐、신은 심에 관련되지 않은 것이 없으며, 경락을 보면 수족음양경이 모두 혀로 통하지 않은 것이 없다. 따라서 경락 장부의 병을 알기 위해서는 상한으로 인한 발열에 설태를 보는 것뿐 만 아니라, 내외의 잡증에도 혀에 그 색이 드러나지 않는 것이 없다

고 하였다.

 체내 장부의 허실 、기혈의 성쇠、진액의 영휴(盈虧) 및 질병의 경중순역(輕重順逆)은 모두 혀로 나타나기 때문에 혀를 살피면 내장의 기능상태를 알 수 있다. 혀뿐 아니라, 맥과 안색 심지어 귀를 관찰하면 정기의 성쇠와 병인의 소재를 알 수 있는데, 이는 holism이 진단학에 구체적으로 운용된 예이다.

 질병 치료분야에서는 전체적인 수준에서 병변이 있는 부분에 대한 조절을 함으로써 정상상태로 회복시킨다. 음양을 조정하는 것과 관련하여()을 좇아 양()을 이끌고 양()을 좇아 음()을 이끌며, 왼쪽으로써 오른쪽을 다스리고 오른쪽으로써 왼쪽을 다스린다”, “병이 위에 있는 것은 아래를 취하여 다스리고, 병이 아래에 있는 것은 위를 취하여 다스린다고 한 것은 모두 정체적인(holistic) 치료원칙이다.

 국소의 병변은 대개 전체의 병리변화가 국소에 반영된 것이기 때문에 치료는 전체로부터 출발하여 국소 병변과 전체 병변의 내재적인 연관관계를 확인하고서 적절한 치료원칙과 방법을 세워야 한다. 예컨대 구설생창(口舌生瘡)의 경우, 심은 혀에 개규하고 소장과 표리관계에 있기 때문에 구설생창은 대개 심과 소장의 화()가 성하여 일어나는 것이므로 청심화(淸心火)하는 방법으로 치료한다. 처방할 때에 이수(利水)시키는 약을 가하여 화열을 소변으로 배출시킨다. 심화와 소장화가 빠져 나가면 구설생창은 저절로 낫는다. 또 오랜 설사가 낫지 않는 것은 대개 신양허쇠(腎陽虛衰)로 인한 것인데, 그 병이 비록 하부에 있는 것이지만, 쑥뜸으로 머리의 백회혈(百會穴)을 치료하면 독맥(督脈)의 양기가 심양을 충만케 하여 설사가 저절로 멎는데, 이를신체의 하부에 병이 생기면 상부를 치료한다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어지러워서 쓰러질 것 같은 경우, 만약 수불함목(水不涵木)이라면 그 병이 비록 위에서 생겼다고 하더라도 침으로 발바닥의 용천혈(湧泉穴)을 치료함으로써 신수(腎水)가 채워지면 간양(肝陽)을 함양하여 어지러운 것이 저절로 없어지는데, 이를신체의 상부에 병이 들면 하부를 치료한다고 하는 것이다.

 또한 한의학에서는 오장 사이의 관계와 전변의 원리를 중시하는데, 『難經(난경) 七十七難(칠십칠난)』에서치미병(治未病)이라고 하는 것은 간이 병든 것을 보면 바로 간병이 비()로 전해지는 것을 알아 먼저 비기(脾氣)를 충실하게 하여 간의 사기(邪氣)를 받지 않게 하므로 치미병(治未病)이라고 한다고 하였다. 이는 오장관계에 근거하여 병정(病情)의 발전을 추정하여 치료의 법칙을 정한 것으로, 정체관이 한의학의 치료에서 구체적으로 운용된 예이다.

 인체는 형신이 통일된 정체이고, 형병(形病)은 신병(神病)을 일으키며, 신병 역시 형병을 일으키기 때문에 한의학에서는 형신을 함께 배양하는 양생의 방법을 강조하는데, 형신이 고루 회복되면 질병이 치료된다. 양생의 측면에서먹고 마시는 데에 절도가 있으며 자고 깨는 것이 규칙적이고 망령되이 헛된 수고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하여 신체를 단련해서 그 형을 기르고 형을 건강하게 하면 신이 왕성하여지며, 또 염담허무(虛無)하고 정지(情志)를 편안하게 하면 신이 길러져서 신이 맑아지고 형이 건강해진다. 질병에 대한 재활치료를 할 때에, 만약 신체의 병변으로 인해 정신적인 병변이 일어난 것이라면 마땅히 신체적인 질병을 우선적으로 치료하고, 만약 정신적인 상해로 신체의 질병이 일어난 것이라면 마땅히 정신적인 실조를 조리하여야 한다. 그러나()은 형()의 주인이기 때문에 신체적인 질병은 대개 정신적인 손상을 수반하고, 이러한 정신적인 손상은 또 신체질병의 치료와 재활을 방해하기 때문에 질병의 치료와 재활의 과정에서는 정신과 감정을 먼저 잘 관리해야 한다.

 양생(養生)의 분야에서도 holism을 매우 중시하고 있다. 예컨대 지나치게 편안하게 지내는 것보다는 사지를 적당하게 움직일 것을 강조한다. 이는 비()가 사지를 주관하고, 사지의 활동은 비()의 운화를 도와 음식물이 잘 흡수된 다음 기혈(氣血)이 되어 전신을 영양할 수 있도록 한다. 만약 사지의 활동이 줄어들면 비()가 제대로 운행되지 못하여 식욕이 줄어들고 음식물의 흡수도 줄어들어 기혈부족(氣血不足)으로 전신이 허약케 된다. 또한 한의학에서는 심신(心神)의 안녕을 강조하고 있다. 심은 몸의 주재이기 때문에 심신이 안정되면 오장육부도 모두 안정된다. 만약 심신이 불안하면 오장도 모두 불안해져 질병이 쉽게 발생한다. 이러한 양생방법은 모두 holism을 응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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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포스팅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여기까지로 한의학의 이론체계의 특징 중 인체의 정체성에 관한 부분을 끝이났고요, 다음 포스팅부터는 한의학의 이론체계 중 다른 특징인 사람과 자연환경의 통일성에 대해 다루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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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지난 포스팅에서는 한의학의 이론체계의 특징 중 하나인 정체관념 중 생리적 정체성의 오장일체관에 대해 포스팅해보았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오장일체관에 이어 생리적 정체성의 2번째 부분인 형신일체관(形神一體觀)’과 병리적 정체성에 대해 포스팅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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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형신일체관(形神一體觀)

 형체와 정신은 생명의 양대 요소로, 양자는 상호 의존하면서 상호 제약하는 하나의 통일된 정체이다. 형체는 인체의 장부、경락、오체와 관규 및 거기에서 운행되고 있거나 혹은 저장되어 있는 정기혈진액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들은 오장을 중심으로 경락을 연락통로로 삼아 구성되어 있는 유기적인 통일체이며, 아울러 정기혈진액의 저장、운행、수포、대사를 통해 인체의 통일된 기능활동을 완성한다.

 ‘()’은 넓은 의미와 좁은 의미의 구분이 있는데, 넓은 의미의 신은 인체 생명활동의 모든 표현이나 주재자를 가리키며, 좁은 의미의 신은 정서、사상、성격 등 일련의 심리활동을 포함하는 인간의 정신、의식、사유활동을 가리킨다. 형신일체관은 형체와 정신의 결합과 통일을 의미한다. 살아 있는 몸에서는 형과 신이 서로 의지하면서 분리되어 있지 않다. 형은 신이 거하고 있는 곳이며, 신은 형의 살아있는 표현이다. 신은 형을 떠나 홀로 존재할 수 없으며, 형이 있어야 비로소 신이 있으며, 형이 건강해야 신도 왕성해진다. 그리고 신이 일단 만들어지면 형체에 대해 주재적인 작용을 한다. 형신의 통일은 생명 존재의 보증이다.

 ‘()’은 사람의 형체를 구성하고 있는 가장 기본적인 물질이며, 또 기와 신이 만들어지는 물질적 기초이다. 정은 장부에 저장되어 있으면서 신과 기의 제어와 조절을 받고 있는데, 함부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는 체내에서 활동력이 매우 강하면서도 끊임없이 운동하는 정미한 물질이며, 인체 생명활동을 추동하고 조절하는 근본 동력이다. 기 역시 신을 만드는 기본 물질인데, 기가 충만하면 신이 왕성해지고, 기의 운행은 신의 제어와 조절을 받기 때문에신은 기를 부릴 수 있다고 하였다. 정、기、신은 몸의삼보(三寶)”인데, 정은 기초이고, 기는 동력이며, 신은 주재가 되어형여신구(形與神俱)”의 유기적인 통일체를 구성하고 있다.

 정과 기는 인체를 구성하고 생명활동을 유지하는 기본 물질이고, 인체는 오장 중심의 유기적인 통일체이기 때문에 정신적 활동과 오장 정기는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정신적 활동이 오장 정기로부터 생기기 때문에 오장이 공동으로 주지하고는 있지만, 모두 심이 통솔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오장의 정기가 충만하고 기능이 잘 협조되면 정신이 충만하여 사고가 민첩해지고, 반응이 영활하며, 언어가 유창해지고, 정신적 활동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져 흥분하거나 억울되지 않는다. 만약 오장의 정기가 부족하고 기능이 실조되면 정신적으로 이상 변화가 생긴다. 한편, 정신 활동의 이상은 오장의 기능에 영향을 미쳐서 갑자기 강렬하거나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생리조절 능력을 지나쳐서 오장에 영향을 미쳐 오장 정기의 상응하는 병변을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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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병리적 정체성

 한의학은 병증의 병리기전을 분석하면서 정체적(holistic)인 관점을 바탕으로 국부 병변이 일으킨 전체성 병리반응에 착안하여 국소의 병리변화와 전체의 병리반응을 하나로 파악한다. 국소에서 발생한 병변의 장부、경락、형체、관규를 중요시하고, 또 마찬가지로 병변이 있는 장부 경락이 다른 장부 경락에 미치는 영향 역시 중시한다.

 인체는 내외로 긴밀하게 연계된 정체이기 때문에 내장에 병이 있으면 상응하는 형체와 관규로 나타나기 때문에안에 있는 것은 반드시 밖으로 나타난다고 하였다. 형체와 관규 질병의 병리기전을 분석할 때에는 반드시 국소와 전체의 연관관계를 고려하여야 한다. 일반적으로 말하자면, 국소의 병변은 대개 전체의 생리공능 실조가 국소로 반영된 것이다. 예컨대, 눈의 병변은 간의 정기의 생리공능 실조로 나타난 것일 수도 있고, 또 오장정기 공능 실상의 표현일 수도 있다. 눈병에 대한 병리기전은 눈의 국소적인 분석만 할 것이 아니라, 오장 전체의 연계로도 이해해야 한다.

 장부 사이에는 생리적으로 이미 협조 통일되어 있고 또 밀접하게 배합되어 있으며, 병리적으로도 반드시 서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예컨대 간의 소설기능에 이상이 있으면 간장 자체에 병변이 나타날 뿐 만 아니라, 대개 비()의 운화기능에 영향을 주어 완복창만(脘腹脹滿)、식욕부진、복통、설사 등 증상이 나타나며, 폐기(肺氣)의 선발(宣發), 숙강(肅降)에도 영향을 미쳐 천해(喘咳)를 일으키며, 심신에도 영향을 주어 번조 불안이나 억울케 하고, 심혈의 운행에 영향을 주어 흉부의 동통이 나타난다. 그러므로 오장 가운데 한 장에 병이 나면 다른 장에 영향을 미친다. 어느 한 장의 병기를 분석할 때에는 그 장의 병변이 다른 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할 뿐만 아니라, 다른 장의 병변이 본 장에 미치는 영향에도 주의하여야 한다.

 오대계통(五大系統)의 각 계통에서 그 구성부분끼리 서로 영향을 미친다. 예컨대, 신허(腎虛)하면 신장 자체의 기능이 감퇴할 뿐만 아니라, 동시에 귀에도 영향을 미쳐 청력저하(聽力低下)、이명、이롱 등이 나타나며, 방광에 영향을 미쳐 방광으로 하여금 고섭무력(固攝無力)케 하여 유뇨 또는 소변실금케 한다. 또 골격에도 영향을 미쳐 소아의 경우, 골연무력(骨軟無力)하거나 쉽게 변형되고, 노인의 경우, 골질(骨質)이 약해져 쉽게 골절케 된다.

 인체의 형()과 신()은 병리적으로 서로 영향을 미친다. 형체의 병변은 정기혈진액의 병변을 포함하고 신()의 실상을 일으킬 수 있으며, 정신적인 실상 역시 형체를 손상하고 정기혈진액의 병변을 일으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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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포스팅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다음 포스팅은 한의학 이론체계의 특징 3번째 시간으로, 진단과 치료에서의 정체성에 대해 다루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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