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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의학의 이론체계 6번째 포스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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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사람과 사회환경의 통일성

사람들이 복잡한 사회에서 살면 불가피하게 사회환경의 영향을 받게 된다. 정치、경제、문화、종교、법률、혼인、인간관계 등 사회인자는 필연적으로 인체의 각종 생리 심리활동과 병리변화에 영향을 미치며, 사람 역시 세상을 인식하고 적응 혹은 개조하면서 생명활동의 질서와 평형을 유지하는데, 이것이 바로 사람과 사회환경의 통일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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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 사회적 환경이 인체 생리에 미치는 영향

사회적 환경은 개인의 심신(心身)기능에 영향을 미친다. 이는 사회의 변화가 사람들의 생활조건、생산방식、사상 의식 및 정신상태에 상응하는 변화를 주어 심신기능의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말하자면, 양호한 사회환경、유력한 사회적 지지、만족할 만한 인간관계는 심신의 건강에 유리한 반면, 불리한 사회환경은 정신적으로 억압되고 긴장 혹은 공포와 두려움을 주기 때문에 심신의 기능에 영향을 미쳐 건강을 해친다. 금나라.원나라시대의 이고(李杲)는 전란에 처한 백성들이 심신건강에 심각한 손해를 받고 있음에 대해,

 

임진 개원(壬辰 改元)에 경사(京師)의 계엄이 3월 하순에 이르렀는데, 변고를 당한지 보름 정도 되었다. 포위를 푼 다음 그 안에 살았던 백성들 가운데 병들지 않은 사람이 만 명 중에 한두 명도 없었으며, 이미 병들거나 죽은 사람이 계속 끊이지 않았다

 

고 하였다.

정치 경제적인 상황은 개인의 심신기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정치 경제적인 지위가 지나치게 높으면 사람이 교만해지는데, 『靈樞(영추) 師傳(사전)』에서

 

왕이나 벼슬을 하는 사람들과 기름진 음식을 먹는 군주는 교만하고 방자하여 욕심을 부리고 남을 경시한다

 

고 하였다. 정치 경제적인 지위가 낮으면 비겁하거나 슬픈 마음을 가지게 되어 장부의 기능과 기혈의 소통에 영향을 미친다. 정치 경제적 지위의 차이는 또한 체질의 형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와 관련하여 명나라의 이중재(李中梓)

 

대저 부귀한 자들은 정신적으로 고생을 하고, 빈천한 자들은 육체적으로 고생을 한다. 부귀한 자들은 고량진미를 먹어 스스로를 잘 봉양하고, 빈천한 자들은 변변찮은 음식으로 겨우 배를 채운다. 부귀한 자들은 주거 공간이 넓고, 빈천한 자들은 주거 공간이 좁고 누추하다. 정신적으로 고생하면 중기(中氣)가 허하고 근육과 뼈가 약해지며, 육체적으로 고생하면 중기가 실하고 뼈와 근육이 단단해진다. 고량진미를 먹어 스스로를 잘 봉양하는 자는 장부가 연약하고, 변변찮은 음식으로 겨우 배를 채우는 자는 장부가 견고하다. 주거 공간이 넓은 자는 주리가 성글어 육음(六淫)이 잘 침입하고, 주거 공간이 좁고 누추한 자는 주리가 치밀해 외사(外邪)가 쉽게 들어오지 못한다

 

고 하였다. 그러므로 개인이 처한 환경과 정치 경제적 지위가 다르면 심신기능과 체질적 특징도 반드시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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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 사회적 환경이 인체 병리에 미치는 영향

사회환경은 항상 변하고, 각 사람의 사회적인 지위나 경제조건도 바뀐다. 극렬하거나 갑작스런 사회환경의 변화는 인체 장부 경락의 생리기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쳐서 사람의 심신건강에 해를 끼친다. 『素問疏五過論(소문소오과론)』에서 말하기를,

 

아직 어떤 병에 걸렸다는 진단을 하지 않은 경우에, 귀하게 지내다가 나중에 천하게 되었는지를 반드시 물어서그렇다하면 비록 사기(邪氣)에 당하지 않았더라도 병이 안에서부터 생겨나는데탈영(脫營)’이라 하고, 부유하였다가 나중에 가난하게 되었으면실정(失精)’이라 한다. 五氣가 편중되어 병이 쌓인 바가 있는 것이다

 

라고 하였으며, 또한

 

귀하게 살다가 세력을 빼앗기면 사기(邪氣)에 당하지 않더라도 정신이 안으로 상하여 몸이 반드시 크게 망가진다. 부자였던 이가 가난해지면 사기에 당하지 않았더라도 피부가 쪼그라들고 근육이 굽어 절뚝거리고 뒤뚱거리게 된다

 

고 하였다.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상황의 극렬한 변화는 반드시 사람의 정신과 감정을 불안정하게 하여 인체 장부 정기의 기능에 영향을 미쳐 심신의 질병을 발생케 한다. 가정의 파탄、이웃과의 불화、가족의 사망、주변과의 긴장관계 등 불편한 사회환경은 원래 지니고 있는 심리적인 안정을 파괴하여 심신의 질병을 일으킬 뿐 만 아니라, 심장 질환、고혈압、당뇨병、암 등 원발성 질환의 병세를 악화시켜서 심한 경우 사망케 한다. 그래서 『素問(소문) 玉機眞藏論(옥기진장론)』에우공비희노(憂恐悲喜怒)가 순서대로 전해지지 않으면 큰 병을 앓게 된다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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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 사회적 환경과 질병의 예방 치료의 관계

사회적 환경의 변화는 대개 정신적으로 뿐만 아니라 인체의 생명활동과 병리변화에 대해서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할 때에는 반드시 사회적 인자가 인체의 심신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야 한다. 불리한 사회적 인자가 정신적으로 자극을 주지 않도록 하면서 유리한 사회환경을 만들고 또 유력한 사회적 지지를 얻도록 하며, 아울러 정신적으로 사회적 환경에 대한 적응능력을 높임으로써 심신건강을 유지하고 질병의 발생을 예방하며 질병이 호전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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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정체관 (Holism) 과 현대의학 모델 (modern medicinemodel)

의학 모델은 사람의 생명、건강 및 질병에 대한 의학의 이론적 인식이며, 의과학 영역에서 실제 임상을 이끄는 모델이다. 생의학(Biomedicine) 모델은 생물과학의 기초 위에 사람을 단순 생물체로 간주하고 실험적인 방법을 운용하여 질병을 정상으로부터 벗어나서 측량이 가능한 생물학변량으로 완전히 설명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형성된 생명、건강、질병에 관한 전반적인 관점이다.

현대의학의 주요한 성과는 모두 생물과학의 기초 위에 있으며, “의학환원론”의 방법을 운용하여 이루어진 것이다. 생물학적 수단을 빌어 특이성 병인학을 세웠으며, 분자생물학의 성립과 발전은 의학으로 하여금 생명、건강 및 질병에 대한 인식을 분자수준으로 끌어내렸다. 그러므로 “생물의학”은 현대의학 발전의 발자취와 그로써 얻어진 과학방법론을 보여주는 것이며, 현대의학의 모든 특징을 개괄하고 있다.

과학과 더불어 생의학이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지만 여전히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생명은 매우 복잡한 계통으로, 그처럼 복잡한 생명현상은 물리적 혹은 화학적인 접근만으로는 충분치 않고 사회적 심리적 인자가 생명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생물의학의 결정적인 결함은 사람의 사회적 속성을 무시하고 있으며, 그 틀 안에는 질병의 사회 심리 및 행위와 연관된 내용이 자리잡을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한의학은 인체를 심()을 주재로 하는 오장중심의 유기적인 통일체로 보았으며, 동시에 인간과 자연 그리고 사회는 밀접한 연계를 가진 상호 불가분의 통일체로 인식하였다. 이러한 정체관은 한의학의 전 분야에 걸쳐 있는데, 한의학은 생명、건강、질병 등 의학 문제를 다룰 때에 인체에만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환경과 사회환경의 인체에 대한 영향도 함께 고려하고 있다. 『內經(내경)』에서 강조한 것처럼, 질병의 예방과 치료과정에서 의사들에게위로는 천문(天文)을 알고 아래로는 지리(地理)를 알고 가운데로는 인사(人事)를 알아야하며, 자연법칙에 순응하고, 시기와 지리에 따른 치료를 하며, 또한 환자가 사회적 인자로 말미암아 일으킨 정신적이고 생리기능적인 이상을 조정하여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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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포스팅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이번 포스팅으로 한의학 이론체계의 특징의 큰 줄기 중 하나인 정체관념과 관련된 포스팅이 끝났습니다. 다음 포스팅부터는 한의학 이론체계의 특징 중 다른 하나인 변증론치(辨證論治)에 대해 포스팅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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