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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어느덧 한의학의 이론체계의 특징 5번째 포스팅이 되었습니다. 지난 포스팅에서는 사람과 자연환경의 통일성 및 자연계가 인체 ‘생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포스팅해보았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자연환경이 인체 ‘병리’에 미치는 영향과, 자연환경과 예방 치료의 관계에 대해 포스팅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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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자연환경이 인체 병리에 미치는 영향
인체가 자연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에는 한계가 있는데, 만약 기후 변화가 극렬하거나 갑작스러워서 인체의 적응능력을 초월하거나 인체의 조절기능이 실조되면 자연환경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여 질병이 발생한다. 그러므로 질병의 발생은 인체 정기의 적응、조절、항병 등 능력과 자연계 발병인자의 발병능력의 두 가지 요소와 관계된다. 만약 인체의 정기가 충만하여 적응、조절 및 항병능력이 강하면 병인의 침범을 막아 병에 걸리지 않으며, 만약 기후가 매우 나쁜 경우에는 인체의 정기가 상대적으로 부족하여 병인에 저항할 수 있는 능력이 감퇴되므로 병인이 이를 틈타 들어와 병을 일으킨다.
계절 기후의 이상변화 가운데에도 매 계절은 특징이 있다. 그래서 일반적인 질병 외에도, 계절적으로 주로 다발하는 병이나 유행병들이 있다. 예컨대 『素問(소문) 金匱眞言論(김궤진언론)』에서
“봄에는 코피를 흔히 앓고, 여름에는 가슴과 옆구리의 병을 잘 앓으며, 늦여름에는 설사와 寒邪가 직중하는 병을 흔히 앓고, 가을에는 풍학(風瘧)을 잘 앓으며, 겨울에는 수족이 저리면서 싸늘해지는 비궐(痺厥)을 흔히 앓는다”
라고 한 것이 그 예이다.
질병의 발전과정이나 만성병의 회복기에 종종 기후가 급변하거나 환절기에는 병이 심해지거나 재발하는 경우가 흔하다. 예컨대 관절동통의 경우, 춥거나 비가 오면 심해진다. 또 증상이 심해져서 날씨나 계절이 바뀌는 변화를 미리 아는 경우가 있는데, 이와 관련하여 『素問(소문) 風論(풍론)』에서는 두풍병(頭風病)을 가리켜 “바람을 맞기 하루 전에는 병이 심해진다”고 하였다.
밤낮의 변화 역시 질병에 영향을 미친다. 일반적으로 낮에 병정(病情)은 가벼워지고 밤에는 심해진다. 그래서 『靈樞(영추) 順氣一日分爲四時(순기일일분위사시)』에서는
“무릇 온갖 병은 아침에 상쾌하고 낮에 편안하다가 저녁에 병세가 더해지고 밤에 심해진다. 아침에 사람의 기가 활동하기 시작하면 병의 邪氣는 쇠퇴하므로 아침에 병이 나은 듯 상쾌하고, 한낮에는 사람의 기가 왕성해져 邪氣를 이겨내므로 편안하며, 저녁에는 사람의 기가 쇠퇴하기 시작하여 邪氣가 활동하기 시작하므로 병세가 더해지고, 한밤에는 사람의 기가 장에 들어가므로 邪氣가 홀로 몸에 머물러 있어 심해진다”
라고 하였다. 한편 새벽、한낮、저녁、밤중은 인체의 양기가 생(生)、장(長)、쇠(衰)、입(入)하는 원리에 따르기 때문에 병정(病情) 역시 혜(慧)、안(安)、가(加)、심(甚)해지는 변화가 일어난다. 실제 임상적으로도 반드시 밤낮의 변화에 주의하여야 한다. 지역 환경도 질병의 발생과 발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예컨대 『素問(소문) 異法方宜論(이법방의론)』에서 말하기를,
“그러므로 동방 지역에서는 앓는 병이 모두 옹양(癰瘍)이고, 서방에서는 사기가 형체를 상하지 못하여 병이 모두 안에서 생기고, 북방에서는 장(藏)이 한(寒)하여 그득찬 듯한 만병(滿病)이 생기고, 남방에서는 연비(攣痺)를 앓는다”
라고 하였으며, 수나라의 소원방(巢元方)은 『諸病源候論(제병원후론) 癭候(영후)』에서 영병(癭病)의 발생이 “飮沙水”와 유관하다고 하였는데, 이는 이 병과 그 지역의 수질이 유관하다고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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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자연환경과 예방 치료의 관계
자연환경의 변화가 사람의 생명활동과 병리변화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자연환경과 인체의 관계를 중시해야 하는데, 양생과 예방에 있어서는 자연의 법칙에 순응하고, 치료의 과정에는 因時와 인지제의(因地制宜)의 원칙에 따라야 한다. 『素問(소문) 陰陽應象大論(음양응상대론)』에서 말하기를,
“그러므로 다스림에 하늘의 벼리를 따르지 않고 땅의 이치를 쓰지 않는다면 큰 피해를 입을 것이다”
라고 하였다.
기후 변화는 인체의 생리、심리 및 병리변화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양생과 질병의 예방을 위해서는 사계절 기후변화에 순응해야 한다. “사계절의 변화에 맞추고”, “사계절에 따라 신(神)을 조양(調養)함”, “봄、여름에는 陽을 기르고, 가을、겨울에는 음(陰)을 기름”으로써 자연환경과 통일성을 유지하면 정신이 잘 간직되고 형체가 강건해진다. 기후 변화가 극렬하거나 갑작스러우면 “허사(虛邪)와 적풍(賊風)을 제 때에 잘 피함”으로써 발병인자가 인체를 침입하여 발병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질병을 치료할 때에는 “반드시 세기(歲氣)를 먼저 알아서 천화(天和)를 벌하지 않도록” 하여 기후 변화를 잘 이해하고 각 계절의 기후 특징에 근거하여 치료약을 사용해야 하는데, 이를 “인시제의(因時制宜)”라고 한다. 인시제의의 처방원칙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봄 여름에는 온열한 약을, 가을 겨울에는 한량한 약을 덜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여름은 날 수 있으나 겨울을 나기 힘든” 양허음성(陽虛陰盛)한 사람은 여름에도 온열한 약을 피해서는 안되고, “겨울은 날 수 있으나 여름을 나기 힘든” 음허양항(陰虛陽亢)한 사람은 겨울에도 한량한 약을 피할 필요가 없다. 여름에 온열한 약을 써서 양을 기르면 겨울에 병에 걸리지 않고, 겨울에 양윤한 약을 써서 음을 기르면 여름철에 병에 걸리지 않는다. 사계절의 변화에 따르고 인체의 음양을 잘 배양하면 작은 노력으로도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는데, 이를 “겨울의 병은 여름에 치료한다(冬病夏治)”, “여름의 병은 겨울에 치료한다(夏病冬治)”라고 한다. 이 외에도, 인체의 기혈이 자연계 음양의 성쇠에 따라 상응하는 변화를 한다는 것과 시간에 따라 규칙적으로 경맥을 흐른다는 이론에 근거하여 “자오유주침법(子午流注鍼法)”이 만들어졌는데, 시간에 따라 취혈하면 효과적으로 기혈을 조리하고 음양을 조절하여 질병을 예방 치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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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포스팅의 중요한 내용을 요약해드리면, 인체의 생리/병리 변화는 지역 환경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양생과 질병 예방을 위해서 적절한 지리환경을 선택하고, 자연이 제공하는 각종 조건을 충분히 이용하고, 적극적으로 자연환경을 적응 개조함으로써 건강 수준을 높이고 질병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 포스팅은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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