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포스팅에서 경락(經絡)에 관한 파트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이번 포스팅부터는 새로운 파트인 형체(形體)와 관규(官竅)에 대한 내용을 포스팅해볼 것입니다.
먼저 용어부터 간단히 정리하고 넘어가면, “형체”는 인체를 구성하는 조직이며, 구체적으로 근(筋 = 힘줄)、맥(脈 = 혈관)、육(肉 = 살)、피(皮 = 피부)、골(骨 = 뼈)의 다섯 가지 조직을 의미합니다. 전통적으로 이들 다섯 가지 조직은 “오체(五體)”라고 불렸습니다.
그리고 “관규”는 체표로 열린 ‘구멍’ 또는 그 구멍의 부속기관들을 의미하며 전통적으로 눈、귀、입、코와 혀, 그리고 前陰(전음 = 尿道(요도))과 後陰(후음 = 肛門(항문))의 일곱 기관, 즉 “칠규(七竅)”를 가리킵니다. 형체와 관규는 경락을 통해 안으로는 장부와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갖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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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형체
“형체”의 의미를 넓은 의미와 좁은 의미로 나눌 수 있는데요, 넓은 의미의 형체는 머리、몸통、손발、오장、육부 등 맨눈으로 보이는 모든 기관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좁은 의미의 형체는 몸을 구성하고 있는 조직을 말하는 것으로 근、맥、육、피、골의 “오체”를 가리킵니다. 이번 파트에서 제가 말씀드리는 ‘형체’라는 단어는 후자, 즉 좁은 의미의 형체로서, ‘오체’만을 의미한다고 생각해 주시면 됩니다.
형체는 바깥쪽으로는 주위 환경과 접촉하고 안쪽으로는 장부를 싸고 있으며, 경락은 형체와 장부 사이를 흐르고, 기혈진액은 형체와 장부 안에서 운행합니다. 그중에서 영혈(營血)은 경락의 안으로 흐르며, 위기(衛氣)와 진액(津液)은 맥의 바깥으로 운행하면서 피육근골의 사이와 장부의 안을 흘러서 이르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기혈진액의 끊임없는 운행에 의해 장부가 만들어낸 정기혈진액이 형체에 전달되어 형체에 대해 자양、추동、온후(溫煦)와 기화 등의 작용을 발휘케 함으로써 형체가 정상적인 생리 기능을 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오장이 만들어낸 정기가 기혈진액의 운행을 통해 형체를 유양하는 것 외에도, 간심비폐신의 오장과 근맥육골피의 오체 사이에는 특정한 대응 관계가 있습니다. 『素問(소문) 平人氣象論(평인기상론)』이라는 서적에는,
“오장의 진기가 간으로 흩어지므로 간은 근막의 기운을 저장한다, 오장의 진기가 심에 통하므로 심은 혈맥의 기운을 저장한다, 오장의 진기가 비를 자양하므로 비는 기육의 기운을 저장한다, 오장의 진기가 신으로 내려가니 신은 골수의 기운을 저장한다”
라는 언급들이 있으며, 또 『素問(소문) 經脈別論(경맥별론)』에서는
“폐가 모든 맥을 조회하고 정을 피모로 운송한다”
라고 되어 있는데, 이로써 형체와 오장 사이에는 서로 밀접하게 대응하는 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맥에는 경맥(經脈)과 낙맥(絡脈)의 구분이 있으며, 합하여 경락(經絡)이라고 한다. 경락에 대해서는 이전 파트에서 이미 설명해 드린 바가 있기 때문에 이번 파트에서는 주로 피、육、근、골의 구조와 기능 및 장부 경락과의 연관관계를 설명해 드리고자 합니다.
1-1) 피(皮 Skin)
“피”는 피부로, 체표를 덮고 있으며, 피부 표면에는 모발과 땀구멍 등의 부속물이 있습니다. 피부는 외사의 침입을 방지하고, 인체의 진액 대사와 체온을 조절하며, 호흡을 보조하는 작용을 합니다. 피부와 폐의 관계는 가장 밀접하며, 피부는 십이경맥과도 광범위하게 연계되어 있습니다.
1-1)-(1) 피부의 구조와 기능
피부는 몸의 겉면을 덮고 있으며, 손발 바닥을 제외한 대부분의 피부에는 모발이 나 있습니다. 피부의 결을 주리(腠理)라고 합니다. 피부에는 많은 땀구멍이 있는데요, 기문(氣門) 혹은 현부(玄府)라고도 합니다. 피부의 생리 기능은 주로 다음과 같습니다.
1-1)-(1)-(ㄱ) 외사를 방어한다
피부는 인체 표면의 최대 보호기관으로, 외부의 발병인자들을 방어하는 주요 보호벽인데, 밖에서 오는 발병인자는 가장 먼저 피부를 침범하게 됩니다. 만약 피부가 치밀하면 사기가 침입하지 못해서 발병하지 않지만, 피부가 치밀하지 못하면 위기가 부족하여 사기가 이를 틈 타 침입하여 질병을 일으키게 됩니다. 그래서 『靈樞(영추) 百病始生(백병시생)』이라는 책에서는,
“허사의 침입은 피부에서 시작하는데 피부가 느슨해지면 주리가 열리고, 주리가 열리면 사기가 모발을 따라 들어와 속으로 침투한다”
라고 하였습니다.
1-1)-(1)-(ㄴ) 진액 대사를 조절한다
땀은 진액으로 만들어지는데, 진액이 배설되는 방식 가운데 하나입니다. 피부의 결이 치밀하지 못하면 땀구멍이 열려서 땀이 많이 나오게 되며, 그와 반대의 경우에는 땀이 적게 나오게 됩니다. 그러므로 피부의 이완과 치밀함은 진액의 배설을 조절하게 됩니다. 만약 조절이 안 되면 땀이 지나치게 많이 나와 진액을 손상하고, 심할 경우에는 진액이 부족하게 됩니다.
1-1)-(1)-(ㄷ) 체온을 조절한다
인체의 온후(溫煦)는 전적으로 양기의 작용에 의존하고 있으며, 양기의 대부분은 진액 속에 존재합니다. 만약 외사를 받으면 땀구멍이 닫혀서 땀이 나오지 않고 양기 역시 나오지 못하므로 울체되어 열이 나게 됩니다. 이때 해표발한약(解表發汗藥)을 쓰면 땀구멍이 열려서 땀이 나오고 양기도 따라 밖으로 흩어져 열이 식게 됩니다. 그래서 『素問(소문) 生氣通天論(생기통천론)』에서는,
“만약 몸이 탄 숯처럼 뜨거우면 땀을 내서 흩어내야 한다”
라고 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땀을 너무 많이 내서는 안 되는데요, 양기가 진액을 따라 탈진되어 양허의 한증(寒證)에 이르고, 심하면 대한(大汗)으로 인한 망양(亡陽)의 상태가 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1-1)-(1)-(ㄹ) 호흡을 보조한다
호흡은 주로 폐의 기능에 속하지만, 폐가 피모에 합하고, 땀구멍의 개합 역시 호흡을 보조하는 작용이 있기 때문에 『素問(소문) 生氣通天論(생기통천론)』에서는 땀구멍을 기문(氣門)이라고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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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포스팅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피부와 다른 기관과의 관계 등 피부에 대한 내용을 계속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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