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개의 포스팅에 걸쳐 기(氣)의 분류인 ‘원기, 종기, 영기, 위기’ 각각에 대해 포스팅해보았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그것들을 종합해서 장부의 기와 경락의 기에 관해 살펴보고, 혈(血)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
1-5)-(5) 장부의 기와 경락의 기
기는 사람을 구성하고 있다. 생명물질인 기와 그것이 구성하는 형체는 함께 생명활동의 물질적 기초를 이룬다. 자체의 운동변화로 말하자면, 한의학에서는 사람의 기를 원기、종기、영기、위기 등으로 구분한다. 원기、종기、영기、위기 등은 인체의 생명물질인 기 계통을 구성하고 있다.
또 인체의 기는 장부의 기와 경락의 기로 나눌 수 있다. 장부의 기와 경락의 기는 사람의 기가 장부 경락 등의 형체를 만든 다음 그 안에 저장되어 각 장부와 경락의 기로 변화된다. 그 주요 조성성분과 운동방식이 같지 않기 때문에 각 장부 경락의 구조와 공능은 각자의 특이성을 가지고 있다. 장부 경락의 기는 장부 경락을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물질이며, 또한 장부 경락의 생리활동을 유지하는 물질적 기초이다.
장부의 기와 경락의 기는 인체의 다른 기와 마찬가지로 폐가 흡입한 청기、비위가 만든 수곡정기와 신중정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중에 폐가 흡입한 청기와 수곡의 정기는 기화하면서 에너지와 열을 내어 인체 생명활동의 수요를 공급한다. 신중의 진정(眞精)은 원기로 바뀌면서 오장에 분포되어 오장의 진정이 된다. 예를 들어 서영태(徐靈胎)가 『醫學源流論(의학원류론)』에서
“오장에는 오장의 진정(眞精)이 있는데, 이것이 원기(元氣)의 분체(分體)이다”
라고 하였는데, 오장의 진정은 신중정기에서 래원하였고, 그 기 역시 음기와 양기의 구분이 있다. 그 음기는 오장의 음이고, 오장의 진액과 혈액의 화생을 촉진할 수 있으며, 자윤과 안정을 촉진한다. 그 양기는 오장의 양으로, 장부의 기 생산과 대사의 속도를 촉진하고, 오장의 활동, 흥분과 온후를 촉진한다. 총괄하면, 장부의 기 가운데 후천에서 래원한 것은 주로 장부활동의 에너지가 되고, 신중정기에서 래원한 것은 장부의 대사와 공능에 대해 중요한 조절작용을 한다.
한의학에서 “기”는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예컨대 병을 일으키는 육음(六淫)은 “사기(邪氣)”라 하고, 인체의 생리공능과 질병 저항능력을 “정기(正氣)”라 하며, 한약의 한열온량(寒、熱、溫、凉)을 “사기(四氣)”라고 하는 등이다. 이러한 “기”는 “기후”、“공능”、“성질” 등의 다양한 뜻을 가지고 있다. 본 장에서의 기는 오로지 인체를 구성하고 인체의 생리활동을 추동하는 가장 기본적인 물질을 가리켜 말한 것이므로, 위에서 서술한 각종 “기”와는 구별하여야 한다.
##
기에 대해서는 여기까지 하고 이제 혈(血)에 대한 내용으로 넘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
2. 혈(血)
##
2-1) 혈의 기본 개념
혈은 맥 안을 운행하고 전신을 순행 유주하는 영양물질과 자윤작용이 풍부한 붉은 색의 액체이고, 인체를 구성하면서 인체 생명활동을 유지하는 기본 물질의 하나이다. 맥은 혈액운행의 도관이며, “혈부(血府)”라고도 한다. 맥은 혈액을 운행하는 작용을 가지고 있으며, 혈액은 맥중에 있으면서 전신을 순환하여 안으로는 장부에, 밖으로는 지절(肢節)에 이르러 생명활동을 위해 영양물질을 제공하고 영양과 자윤작용을 한다.
혈액이 맥내에서 순행할 수 없어서 맥외로 넘쳐나는 것을 출혈 혹은 “이경지혈(離經之血)”이라고 한다. 경맥을 벗어난 혈은 맥도를 벗어나 그 작용을 발휘하는 조건을 잃게 되기 때문에 혈의 생리공능을 상실한다.
##
2-2) 혈의 생성
##
2-2)-(1) 혈액이 만들어지는 물질적인 기초
음식물은 혈액을 만드는 가장 기본적인 재료이다. 그러므로 『靈樞(영추) 決氣(결기)』에서 “중초에서 기를 받아 정미로운 汁을 취하여 변화하여 붉게 된 것을 血이라 한다”고 하였다. 여기에서의 “기”는 주로 음식물로부터 만들어진 정기(精氣)를 가리키므로 영기이고, 또 즙은 진액을 가리킨다.
둘 다 모두 음식물의 정미로, 맥 중에 들어가서 붉은 색의 액체로 변화하여 혈액이 된다. 비위가 만든 수곡의 정미는 혈액이 되는 가장 기본적인 물질이기 때문에 비위는 “기혈생화지원(氣血生化之源)”이라고도 한다. 음식물과 비위의 강약은 혈액의 화생에 직접 영향을 준다. 이로 인하여 장기간 영양 섭취가 좋지 못하거나 혹 비위의 운화공능이 장기간 실조되면 모두 혈액의 생성이 부족해져 혈허(血虛)를 형성할 수 있다.
##
2-2)-(2) 혈액의 생성과 장부와의 관계
2-2)-(2)-(ㄱ) 비위
비위는 후천의 근본이고 기혈을 만드는 근원이다. 비위가 만든 수곡정미는 혈액이 되는 기본 재료이다. 만약 비위가 허약하면 수곡정미를 운화할 수 없게 되고 원천이 부족하여 종종 혈허에 이르게 된다.
##
2-2)-(2)-(ㄴ) 심
심은 혈맥을 주관한다. 첫째로 혈을 움직여 영양물질을 수송하고 전신의 각 장부에 충분한 영양을 공급하여 정상적인 공능활동을 유지하게 하며 혈액의 생성을 촉진시킨다. 둘째로 수곡정미는 비의 승청(升淸)작용을 통해 심폐로 수송되고 폐가 토고납신한 후에 다시 심맥으로 가서 붉게 바뀌어 신선한 혈액이 된다. 따라서 『侶山堂類辯(려산당유변)』에서
“혈(血)은 중초의 즙(汁)이다. 안으로 넘치면 정(精)이 되고, 심(心)을 받들어 붉게 되면 血이 되는 것이다”라고 하였는데, 이는 심도 혈액의 생성에 참여함을 말한 것이다. 그러므로 『素問 陰陽應象大論』에 “심생혈(心生血)”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
2-2)-(2)-(ㄷ) 간
『素問(소문) 六節藏象論(육절장상론)』에서 말하기를,
“肝은, 그 충실함이 근(筋)에 나타나고, 혈기를 만든다”
라고 하였다. 이는 간이 오행으로는 목에 속하여 봄날의 생발하는 기운에 응하기 때문이고, 바로 이러한 생생불식하는 봄의 기운이 비와 심이 혈을 생성하는 공능을 돕는다.
##
2-2)-(2)-(ㄹ) 신
신은 혈의 생성에 있어서 두 가지 중요한 작용을 한다. 첫째, 신의 정기는 원기를 만들어 비위가 수곡정미를 만들고 이어 심을 받들어 붉게 변해 혈이 되는 것을 촉진한다. 둘째, 신은 정을 저장하는데 정과 혈은 서로 바뀔 수 있다. 즉 혈은 정을 기를 수 있고, 정은 혈로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정혈동원(精血同源)” 이라고도 하였다.
##
이상까지 혈(血) 파트에 대해 말씀드린 내용을 종합하면,
‘혈액은 수곡정미의 영기와 진액이 주요한 물질적 기초이고, 비위를 위주로 심、간、신 등 장부의 공동작용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럼 이번 포스팅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이어서 혈의 순행에 대해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한의학.##역사.동양사.동아시아사.철학.동양철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혈진액(氣血津液) (Qi, Blood, Fluid and Humor) 10 (0) | 2022.03.11 |
---|---|
기혈진액(氣血津液) (Qi, Blood, Fluid and Humor) 9 (0) | 2022.03.10 |
기혈진액(氣血津液) (Qi, Blood, Fluid and Humor) 7 (0) | 2022.03.09 |
기혈진액(氣血津液) (Qi, Blood, Fluid and Humor) 6 (0) | 2022.03.09 |
기혈진액(氣血津液) (Qi, Blood, Fluid and Humor) 5 (0) | 2022.03.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