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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의학의 철학적 배경 여섯번째 포스팅입니다. 지난 포스팅 중간부터 정기학설의 한의학의 응용, 그 중에서도 한의학의 정기 생명이론 형성에 미친 영향에 대해 말씀드리기 시작했는데요, 이번 포스팅에서도 이어서 한의학의 기이론 형성에 정기학설이 미친 영향부터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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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1)-() 한의학의 기이론 형성에 미친 영향

 한의학에서 말하는 기는 체내에서 생명력이 매우 강하고 부단히 운동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극히 미세한 물질을 가리키며, 인체의 중요한 조성 부분이고, 인체 생명 활동을 자극하고 조절하는 동력 원천으로, 각종 생명 정보를 받아들이고 전달하는 매체이다. 기는 부단히 움직이면서 인체내외의 신진대사를 추동 조절하고 있으며, 물질과 에너지의 전화를 일으키고, 생명 정보를 싣고서 전달하며, 장부의 기능을 추동하고 조절함으로써 인체의 생명과정을 유지하고 있다. 기의 운동이 멈추면 생명이 끝나는 것임을 의미한다.

 

 한의학의 기 개념이 비록가까이는 자기 몸에서 취하고, 멀리는 다른 사물에서 취한다는 사유 방법으로부터 호흡의 기, 체내에서 발산되는열기와 같이 쉽게 알 수 있는 중요한 생명 현상과 체내에 흐르는 기에 대한 관찰、깨달음、추상 및 순화(純化)를 하였지만, 여전히 철학의 기 학설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

 

 한의학에서의 기는 인체 생명 활동의 동력이며, 생명 활동을 유지하는 근본이라는 인식은 고대 철학에서 기는 끊임없이 운동하고, 우주 만물의 발생 발전 변화를 추동하는 동력이라는 사상이 영향을 미친 것이다. 『管子(관자) 樞言(추언)』에서기가 있으면 살고 없으면 죽는다. 살아있는 것은 기에 의한 것이다등 기가 우주 만물이 발생하고 발전 변화한다는 사상은 한의학에 들어와서인기(人氣)”가 정、혈、진액 등 유형의 물질 사이, 그리고 그것들과 무형의 기 사이에 서로 전화된다는 이론을 만들어냈다. 이는 고대 철학의유형은 무형으로부터 나오고, 유형은 무형으로 바뀐다는 기화사상이 한의학에 반영된 것이다. 인체의 기는 기화과정의 추동력이자 조절력이며, 동시에 기화과정의 중간 산물이다. ()이 기()로 바뀌는 것은 유형이 무형으로 바뀌는 것이며, 기에서 정이 생기는 것은 무형이 유형으로 바뀌는 것이다. 그러나 한의학에서 말하는 유형과 무형 사이의 전화는 고대 철학에 비해 구체적이며, 더욱 사실적이다. 예컨대 기에서 정이 생긴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기가 응취하여 정이 된다는 것보다는 기의 운동이 정이 생기는 것을 촉진한다는 의미이다. 체내의 기는 부단히 운동하여 물질과 에너지의 신진대사를 추동하고 장부 공능활동의 동력을 생산하기 때문에 인체의 정상적인 생명과정을 유지한다. 만약 체내에서 기의 운행이 잘못되면 기울(氣鬱)、기체(氣滯) 혹 기역(氣逆) 등이 나타나서 정혈진액 등 유형 물질의 운행대사가 실조되거나 울체되어 행하지 못하거나 엉겨서 징적(癥積)이 되는데, 이 경우 氣機를 조리하는 것이 이러한 병증을 예방 치료하는 주요한 방법이다. 한의학에서 形質보다 氣化를 더 중하게 여기는 관념은 『老子(노자)』의유형은 무형에서 생겨난다(유생우무{有生于無})”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한의학의氣本一氣(기본일기)”는 몸의 모든 기는 모두 한 몸의 기가 나누어진 것이라는 인식으로, “원기일원론(元氣一元論)”사상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한의학에서는元氣一元論(원기일원론)”을 사유방법으로 이용하여 체내의 각종 기 역시 공동의 원천을 가지고 있음을 유비하였다. 즉 온 몸의 기는 정으로부터 생겨나서 들이마신 자연계의 맑은 기와 서로 융합하여 만들어진 것이다. 원기(元氣)、종기(宗氣)、영기(營氣)、위기(衛氣)와 각 장부、경락의 기를 포함하는 체내의 각종 기는 모두 온 몸의 기가 분화된 것이다. 이것이 바로기본일기설(氣本一氣說)”이다.

 

 고대 철학에서 기는 음양으로 나뉘고 천지를 이루며 천지의 기는 오르고 내려서 서로 교감하여 만물을 낳고 기른다는 관점은 한의학에서도 사람의 기는 음양으로 나뉘고 음양의 기의 승강출입 운동이 인체의 생명 과정을 유지한다는 이론의 탄생에 깊은 영향을 주었다. 정으로부터 생겨나서 들이마신 자연계의 맑은 기와 결합하여 형성된 기를 『內經(내경)』에서는人氣(인기)”라고 하였는데, 그 운동의 추세와 발휘하는 작용에 근거하여 음기와 양기로 나누었다. 음기는 양윤(凉潤)、녕정(寧靜)、억제、숙강(肅降)을 주관하고, 양기는 온후(溫煦)、추동(推動)、흥분、승발(升發)을 주관한다. 음양 두 기의 운동과 공능이 질서가 있고 평형과 안정을 유지하면 인체는 건강하다. 이를 『素問(소문) 調經論(조경론)』에서는음양이 두루 평형을 이루고 있는 사람을 평인(平人)이라고 한다고 하였다.

 

 사람의 기는 체내에서 부단히 승강출입의 운동을 한다는 인식은 아마도 옛사람들이導引(도인)”이나氣功(기공)”과 같은 단련을 하면서 자신의 몸에서 느낀 것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고대 철학의 기학(氣學)사상과도 유관하다. 고대의 의사들은 유비추리를 하여 인체를 하나의 소천지로 보아 인체내의 기와 우주에 존재하는 천지의 기를 서로 같은 것으로 보고 인체 내에서 부단히 승강출입의 운동을 함으로써 인체의 생명활동을 유지한다고 보았다. 우주에 존재하는 천지의 기의 운동원칙은 천기(天氣)는 내려가고 지기(地氣)는 올라가서 서로 교감하고 합해지며 협조하면서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다. 사람의 기의 운동 원칙 역시 천지의 기와 같아서, 아래에 있는 기는 위로 올라가고 위에 있는 기는 내려가서 음과 양이 서로 교감 협조함으로써 질서를 유지한다. 예컨대, 심화(心火)가 하강하고 폐기(肺氣)가 숙강하는 것은 천기가 하강하는 것과 같고, 신수(腎水)가 상제하고 간기(肝氣)가 승발하는 것은 지기가 상승하는 것과 같다. 이렇게 되면 심신(心腎)의 수화(水火)가 서로 잘 협조되고 폐간(肺肝)의 두 기()도 질서있게 운행된다.

 

 또 비기(脾氣)는 올라가고 위기(胃氣)는 내려가는 것을 주관하여 체내의 모든 기를 돌려서 인체 기기 승강의 중심이 된다. 인체의 기의 운행이 잘 이루어진 것을기기조창(氣機調暢)”이라고 하는데, 인체의 생명활동이 안정적으로 잘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인체의 기가 정보를 감응하고 전달하는 매체라는 인식은 고대 철학에서 기가 우주 만물의 연계를 중개한다는 사상의 영향을 받았다. 인체내의 각종 생명정보는 모두 체내에서 승강출입 운행하는 기를 통해서 감응 전달되고, 체내 각 장부、경락、조직、기관사이의 밀접한 연계를 구축하고 있다. 외재하는 정보는 내재하는 장부에서 감응 전달되고, 내재하는 장부의 각종 정보는 체표로 반영되며, 내재하는 장부의 각종 정보의 상호 전달은 모두 체내 무형의 기가 정보의 매체가 되어 감응하고 전달하는 것이다. 예컨대 내재하는 장부 정기의 정상여부는 기를 매체로 하고 경락을 통로로 삼아 체표의 상응하는 부위로 나타나는데,

심기(心氣)는 혀로 통한다

간기(肝氣)는 눈으로 통한다

비기(脾氣)는 입으로 통한다

폐기(肺氣)는 코로 통한다

신기(腎氣)는 귀로 통한다

등이다. 장부에서 저장하고 있는 정기의 성쇠와 그 공능의 강약은 모두 기의 개입을 통해 얼굴과 혀 등 체표부위로 나타난다. 장부 사이의 각종 생명정보는 기를 매체로 하고 경맥이나 삼초를 통로로 하여 서로 전달되는데, 장부간의 공능 협조를 유지하고 있다. 외부 체표에서는 각종 정보와 자극을 받아들이는데, 이 역시 기에 실려서 내재하는 장부로 전달된다. 예컨대 鍼刺(침자)、艾灸(애구)、안마 등 자극은 경락을 흐르는 경기(經氣)에 실려 내장으로 전달됨으로써 조절하는 작용을 한다. 기의 중개작용을 통해 우주만물이 서로 감응한다는 고대 철학의 인식은 한의학에서 인체의 기가 생명정보를 실어 전달한다는 이론을 탄생시켰으며, 유비추리의 방법을 제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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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괄해서 말씀드리면, 고대철학에서 말하는 정()과 기()는 그 의미가 같고, 우주의 본원에 관한 개념입니다. 그런데 한의학에서 말하는 인체 내의 정과 기는 그 의미가 달라서 인체의 탄생과 유지에 관한 인식을 의미합니다. 정과 기의 개념은 고대철학과 한의학에서 서로 구별되는데, 인체 내의 정과 기의 개념은 구체적이고, 우주에 있는 정이나 기의 개념은 매우 추상적입니다. 고대 철학의 정기학설은 한의학에서 사유방법의 하나로 응용되었습니다. 이것으로 오늘의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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