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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의학의 철학적 배경 3번째 포스팅입니다. 지지난 포스팅과 지난 포스팅에서 精(정)과 氣(기)의 개념에 대해 설명드렸습니다. 지난 포스팅 중간에서는 탈레스, 엠페도클레스 등 고대 서양의 철학자들도 언급하며 설명을 정의 개념에 대해 말씀드렸는데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그런 정과 기가 기본적인 용어로 다뤄지는 정기학설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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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정기학설(精氣學說)의 기본 내용
정기학설은 우주의 생성 및 발전 변화와 관련된 고대 철학 사상이다. 정기(精氣)는 우주의 본원이며, 우주는 만물이 서로 통하고 있는 유기적인 통일체이고, 인류는 만물 가운데 하나로서 정기로 이루어져 있다. 정기는 우주에 존재하고 있으면서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는 극히 세미한 물질이며, 정기의 운동변화는 우주만물의 발생、발전、변화를 추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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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정기(精氣)는 우주를 구성하는 본원(本原)이다
정기학설은 우주에 있는 만물이 정이나 기로 구성되어 있으며, 우주 만물의 생성은 정이나 기가 운동한 결과이고, 정이나 기는 인간을 포함하는 천지 만물의 공동 원시 물질이다. 예컨대, 『易傳(역전) 繫辭上(계사상)』에서는 우주 만물이 모두 정기로부터 생겨난 것이라 하여 “정기가 만물을 이룬다”고 하였다. 춘추전국시대의 『莊子(장자) 知北游(지북유)』에서 천지 만물과 인류는 모두 한 기에서 나온 것이라 하여 “천하를 통틀어 오직 기 하나뿐이다”라고 하였다. 『淮南子(회남자) 天文訓(천문훈)』에서 유안(劉安)은 자연의 만물은 모두 정기로부터 생성된 것이라 하여,
“우주에서 기가 생기는데, 기에는 경계가 있다. 청양(淸陽)한 것은 날려 올라가 하늘이 되고, 무겁고 탁한 것은 굳어져 땅이 된다”
고 하였다. 또한, 다시 정기를 음양의 두 기로 나누어 양은 강하고 음은 유하여 두 기가 교감하여 합쳐지면 만물이 싹트고 형체를 갖추어 “음양이 합하고 조화하여 만물이 생긴다”고 하였다. 유안(劉安)은 또 “양이 쌓여 생긴 열기는 火를 만들고, 화기(火氣)의 정(精)은 태양이다. 음이 쌓여 생긴 한기(寒氣)는 수(水)를 만들고, 수기(水氣)의 정(精)은 달이다”라고 하였는데, 수(水)、화(火)、일(日)、월(月) 또한 氣로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 정과 기는 우주 최초의 본원이 아니고, 우주 최초의 본원은 ‘도(道)’라고 하였다. 정이나 기는 ‘도’에서 생겨나고, “道生萬物”의 중간단계로서 우주만물을 구성하는 직접적인 물질 재료이다. 이와 관련하여 『老子(노자) 四十二章 (사십이장)』에서 말하기를,
“도(道)는 하나를 만들고, 하나는 둘을 만들고, 둘은 셋을 만들며, 셋은 만물을 만든다”
라고 하였다.
한나라 시대에 정기학설은 당시 흥했던 원기설에 동화되었으며, 점차 “원기일원론(元氣一元論)”으로 발전하였다. “원기일원론”은 기가 가장 원시적이며, 우주의 유일한 본원 혹은 본체로, 만물이 모두 원기에서 생겨나는 것이라고 보았다. 그래서 기를 “원기(元氣)”라고 하였다. 전한 시기의 동중서(董仲舒)는 “원(元)은 만물의 근본이다”라고 하여 원기가 만물의 본원이라는 사상을 열었으며, 후한 시기의 왕충(王充)은 원기가 자연에 존재하는 정미한 물질이며, 우주 만물의 유일한 본원이라고 하였다. 하휴(何休)는 원기를 천지 만물의 최초의 본원으로 보고,
“원은 기(氣)이다. 형(形)이 없이 일어나고 형(形)이 생겨 나뉘어져 천지가 만들어지니, 이것이 천지의 시작이다”
라고 하였다.
“원기일원론”의 형성과정에서 보면, 양한시기에 우주 본원에 대한 연구는 기본적으로 두 방향으로 전개되었는데, 하나는 춘추전국시대 도가(道家)의 “道(도)– 氣(기) – 物(물 = 人)”의 만물 생성모델의 기초 위에서 “太易(태이) – 太初(태초) – 太始(태시) – 太素(태소) – 萬物(만물)”의 우주 발생모델을 내놓고 기를 우주 만물을 화생하는 중간 물질로 보았다. 또 하나는 왕충으로 대표되는데, 원기가 우주 만물의 본원이라는 사상을 명확히 제시하면서 중국에서의 (기본론)氣本論 철학을 열었다.
정기에서 만물이 생기는 기전에 대해 고대 철학자들은 항상 천지의 기가 교감하고 음양의 두 기가 화합한다는 방식으로 해석하였다. 정기 자체의 운동 변화는 천지 음양의 두 기로 나뉘어지는데, 이른바 “양이 쌓여서 하늘이 되고 음이 쌓여서 땅이 된다”는 것이다. 하늘의 양기는 내려가고, 땅의 음기는 올라 가서 두 기가 천지 사이에서 교감하면 서로 섞여서 만물이 생겨난다는 것으로, 『易傳(역전) 咸(함)』에서 “천지가 감응(感應)하니 만물이 생겨난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천지의 음양 두 기의 교감과 화합은 인류를 포함하는 우주 만물이 발생、발전、변화하는 근본 원인이다.
정기에는 “무형”과 “유형”의 두 가지 존재방식이 있다. 이른바 “무형”은 정기가 흩어져 운동하고 있는 상태로 무한한 우주공간에 채워져 있는 것이며, 정기의 기본 존재 양식이다.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기 때문에 “무형”이라고 하는데, 송나라의 장재(張載)는 “크게 허하고 형체가 없는 것이 기의 본체다”라고 하였다. 이른바 “유형”은 정기가 응취되어 안정된 상태로, 대개 육안으로 그 구체적인 성상을 볼 수 있다. 유형의 물체는 기가 응취하여 된 것으로, 『素問(소문) 六節藏象論(육절장상론)』에서 “기(氣)가 뭉쳐서 형체가 된다”고 하였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흩어져 있는 상태의 기를 “기”라 하고, 형질이 있는 실체를 “형”이라고 한다. 『醫門法律(의문법률) 先哲格言(선철격언)』에서는 “무형의 기가 응취되면 형체를 이루고, 기가 흩어지면 형체가 사라진다”고 하였는데, 기를 본원으로 하여 “무형”과 “유형”의 사이에서 끊임없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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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포스팅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정과 기의 운동과 변화에 대해 포스팅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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