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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장상 22번째 포스팅입니다. 지난 포스팅에서 육부(六腑) 중 소장, 대장, 방광, 삼초(三焦)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이번 포스팅에서는 삼초(三焦)를 상초(上焦), 중초(中焦), 하초(下焦)로 나누어 각각에 대해 더 자세히 살펴보고 넘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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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상초(上焦)
흉부에 있는 심폐 두 장과 머리를 포괄하는 부위다. 상지(上肢)를 상초에 귀속시키는 견해도 있다.
주요 공능은 기의 승발(升發)과 선산(宣散)이다. 즉 위기를 선발하고 수곡의 정미를 포산(布散)하여 전신을 영양한다. 『靈樞(영추) 決氣(결기)』에서,
“상초(上焦)가 열리면 오곡(五穀)의 미(味)가 퍼져서 피부를 데우고 몸에 채워지며 모발을 윤택하게 하는데, 안개나 이슬과 같이 적시는 것이 바로 기이다”
라고 한 것과 같다. 상초의 선산(宣散)이란 승(升)만 있고 강(降)은 없는 것이 아니라 올라가면서 또 내려가는 “승이이강(升已而降)”에 해당한다.
그래서 “약무로지개(若霧露之漑)”라고 하였다. 『靈樞(영추) 營衛生會(영위생회)』에서는 또,
“상초(上焦)는 이슬과 같다”
라고 하였는데 상초가 심폐의 기혈을 수포하는 것을 말한다. 상초에 작용하는 약물은 중초에 작용하는 약물보다 가벼워야 상초에 이를 수 있으므로 『溫病條辨(온병조변)』에서는,
“상초(上焦)를 다스리는 것은 깃털처럼 가볍게 약을 쓴다. 즉, 가볍지 않으면 기운이 오르지 않는다”
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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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중초(中焦)
횡격막에서 배꼽까지의의 상복부를 중초라고 한다. 그 소속 장부는 비、위、간、담이다.
중초는 소화기계의 공능을 담아 승강의 추(樞)가 되고 기혈화생의 근원이 되므로 『靈樞(영추) 營衛生會(영위생회)』에서는,
“중초(中焦)가 음식물을 받아들이면 조박(糟粕)을 내려 보내고 진액을 쪄서 그 정미로운 것으로 바꾸어 위로 폐의 경맥으로 보내면 혈(血)이 만들어져 온 몸을 濡養하므로 이보다 귀한 것이 없다”
고 하였으며, 또 “중초여구(中焦如溝)”라고 한 것은 위(胃)에 수곡이 모여 그 수곡이 소화될 때의 상황을 묘사한 것이다. 또 중초에 작용하는 약물은 그 약성이 ‘불승불강(不升不降)’해야만 중초에서 그 작용하므로 『溫病條辨(온병조변)』에서
“중초(中焦)를 다스리는 것은 저울대처럼 화평하게 약을 쓴다(화평하게 하지 않으면 안정되지 않는다)”
라는 용약원칙을 제시하였다.
중초에 비、위、간、담 등 장부를 배속한 것은 다분히 해부학적인 관점이 반영된 것이며, 이 장부배속이 비록 『內經(내경)』에 나오지는 않지만 『內經(내경)』의 맥법(脈法)과 왕희(王熙)의 『脈經(맥경)』에서 모두 간(肝)을 좌관(左關)이라는 중초 부위에 배속시켜 놓았다. 후세의 온병학설에서는 외감열병의 후기에 나타나는 일련의 병증을 간의 병증으로 보았고 이를 하초의 범주로 간주하였다. 현대에는 대체로 이를 따르는데, 그렇다고 해서 간의 공능이 하초에 있다는 것이지 위치가 하초에 있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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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하초(下焦)
배꼽 아래의 부위를 말하는데, 소장、대장、신、방광을 포괄한다. 하초의 주요 공능은 대소변을 배설하는 것이며, 이는 소장、대장、신、방광의 작용을 가리킨다. 『靈樞(영추) 營衛生會(영위생회)』에서,
“하초(下焦)는 도랑과 같다”
라고 한 것은 하초가 수도(水道)가 됨을 가리키는 것이며, 상술한 하초의 공능을 잘 묘사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복용한 약물의 성질이 침중(沈重)해야만 하초로 들어갈 수 있으므로 『溫病條辨(온병조변)』에서는 이를,
“하초(下焦)를 다스리는 것은 저울추와 같이 써야 한다. 다시 말해서, 무겁지 않으면 가라앉지 않는다”
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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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기항지부(奇恒之府)
기항지부는 뇌(腦)、수(髓)、골(骨)、맥(脈)、담(膽)、여자포(女子胞)를 말한다. 그 중에서 ‘담’은 육부에도 속하는데, 이는 담이 담즙을 분비하여 음식물의 소화작용에도 직접적인 관련이 있으므로 육부에 소속시킨 것이다. 그러나 담 자체는 수곡을 전화(傳化)시키는 공능이 없으면서도 “정즙(精汁)”을 저장하는 “장(藏)”의 공능도 있어서 기항지부에 배속하였다.
담을 제외한 나머지 다섯 개는 모두 표리관계도 아니고 오행배속도 되어 있지 않은 점이 오장육부와는 구별되는 큰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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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포스팅에서 설명한 것들중 중복되는 것들도 있기 때문에 제외하고 여기서는 뇌와 여자포에 관한 것만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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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뇌(腦)
뇌는 두개골 안에 있으며 수(髓)가 모인 것으로 “수해(髓海)”라고 하며, 기항지부 가운데 하나이다. 『靈樞(영추) 海論(해론)』에서는,
“뇌(腦)는 수(髓)의 바다로, 그 수혈(輸穴)은 상부의 두개골에 있고, 하부의 풍부(風府)에 있다”
라고 하였으며, 『素問(소문) 五臟生成(오장생성)』에서는,
“모든 수(髓)는 뇌(腦)에 속한다”
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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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 뇌와 정신활동과의 관계
뇌는 정수(精髓)가 모인 곳으로 원신(元神)이 거하는 곳이다. 『素問(소문) 脈要精微論(맥요정미론)』에서는,
“머리는 정명(精明)의 부(府)다”
라고 하였으며, 『本草綱目(본초강목)』에서는,
“뇌는 원신(元神)의 부(府)다”
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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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2) 청각、시각、후각과 사유、기억、언어 등의 공능은 모두 뇌에 귀속되어 있다
『靈樞(영추) 海論(해론)』에서는,
“수해(髓海)가 부족하면 뇌전(腦轉)、이명、경산(脛酸)、현훈、목무소견(目無所見)、해태(懈怠)、기와(嗜臥)한다”
라고 하였으며, 『靈樞(영추) 口問(구문)』에서도,
“상기(上氣)가 부족하면 뇌가 충만하지 못하고, 귀에는 이명이 생기며, 머리는 비뚤어지고, 눈은 어지럽게 된다”
라고 하여 시각、청각과 정신상태의 병리변화와 뇌와의 관계를 설명하였는데, 뇌、눈과 귀는 모두 머리에 있어서 뇌가 “불만(不滿)”하면 이명、목현(目眩)、정신위둔케 된다. 청의 왕앙(汪昻)은 『本草備要(본초비요)』에서 말하기를,
“사람의 기억은 모두 뇌(腦) 중에 있다”
라고 하였다. 그 이후에 왕청임(王淸任)은 왕앙의 견해를 기초로 하여 뇌의 공능에 대해 보다 자세한 논술을 하였는데, 그의 저서인 『醫林改錯(의림개착)』에서,
“정신작용과 기억능력이 뇌에서 나온다는 것은 음식에서 기혈(氣血)이 만들어지고 기육(肌肉)이 자라며, 정즙(精汁)의 맑은 것이 변하여 수(髓)가 되고, 척추에서 위로 올라가 뇌로 들어가니 이름하여 뇌수(腦髓)라고 한다. 양쪽 귀는 뇌에 연결되어 소리가 뇌에 전달된다. 양쪽 눈은 뇌에 선(線)과 같이 연결되어 사물을 본 것이 뇌에 전달된다. 코는 뇌와 연결되어 냄새가 뇌에 전달된다. 소아는 일년이 지나면 뇌가 점점 자라서 한두 마디를 말할 수 있다”
라고 하여 보고、듣고、냄새 맡고、말하는 등 공능이 모두 뇌에 귀속되는 것으로 인식하였는데, 이는 양의학에서의 뇌에 대한 내용에 근접한 것이다.
뇌는 매우 중요한 기관이며 생명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부분이라서 조금이라도 손상을 입어서는 안되기 때문에 침구치료를 하면서도 주의하여야 한다. 예를 들어 풍부혈(風府穴)을 자침할 때 만약 너무 깊이 찔러 뇌를 손상하면 즉사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素問(소문) 刺禁論(자금론)』에서,
“머리를 찔러서 뇌 안으로 들어가면 바로 죽는다”
라고 하였으며, 『類經(류경) 鍼刺類(침자류)』에서도,
“뇌호(腦戶)는 독맥(督脈)의 경혈로 침골위에서 뇌(腦) 안으로 통해 있는데, 뇌(腦)는 수해(髓海)이므로 원양(元陽) 정기(精氣)가 모여 있는 곳이다. 침으로 찌르면 진기(眞氣)가 새어 나와 바로 죽는다”
라고 하여 뇌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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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포스팅은 여기까지 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뇌에 이어 여자포(女子胞)에 대해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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