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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의학의 철학적 배경에 관한 포스팅 22번째입니다. 지난 포스팅부터 오행학설이 한의학에 어떻게 응용되는 지에 대해 살펴보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도 계속 이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3-3)-(2)-(ㄴ) 상극(相剋)관계의 전변
“상승(相乘)”과 “상모(相侮)”의 두 가지 경우이다.
상승(相乘)은 상극(相剋)이 지나쳐서 병이 된 것이다. 오장상승(五臟相乘)을 일으키는 원인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한 장(臟)이 지나치게 성(盛)하면 그 극(剋)을 받는 장(臟)이 지나친 극벌(剋伐)을 받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한 장(臟)이 지나치게 약하면 그 극아(剋我)하는 장(臟)의 극제(剋制)를 견딜 수 없어서 극벌(剋伐)이 지나친 것으로 나타나는 경우이다. 예컨대 간목(肝木)과 비토(脾土) 사이의 상극관계로 말하자면, 상승(相乘)전변에는 “木旺乘土(목왕승토=肝氣乘脾(간기승비))”와 “土虛木乘(토허목승= 脾虛肝乘(비허간승))”의 두 가지 경우가 있다. 일반적으로 간왕(肝旺)하면 비위(脾胃)의 운화공능에 영향을 미쳐 흉협고만(胸脇苦滿)、완복창통(脘腹脹痛)、범산(泛酸)、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날 때 “목왕승토(木旺乘土)”라고 한다. 반대로 먼저 비위(脾胃)가 허약하여 간(肝)의 상승(相乘)을 견딜 수 없어서 두훈핍력(頭暈乏力), 납매애기(納呆噯氣)、흉협창만、복통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날 때는 “토허목승(土虛木乘)”이라고 한다.
상모(相侮)는 “반모(反侮)”라고도 하는데, 즉 역방향으로 극제(剋制)하여 병이 된 것이다. 오장상모(五臟相侮)를 일으키는 원인에도 역시 두 가지 경우가 있는데, 상모(相侮)가 지나친 경우와 상모(相侮)가 모자란 경우이다. 예컨대 폐금(肺金)은 본래 간목(肝木)을 극제(剋制)할 수 있는데, 폭노(暴怒)로 인해 간화항성(肝火亢盛)에 이르면 폐금(肺金)이 간목(肝木)을 제약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긴화(肝火)의 역방향 극제(剋制)를 당해서 급조이노(急躁易怒)、면홍목적(面紅目赤)、심하면 해역상기(咳逆上氣)、각혈 등 ‘木侮金(목모금)’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를 “목화형금(木火刑金)”이라고 한다.
상모(相侮)가 모자란 경우는 한 장(臟)의 허손(虛損)으로 인해 그 “아극(我剋)”하는 장(臟)으로부터 반극(反剋)하는 현상이 나타난 것을 가리킨다. 예컨대 비토(脾土)가 허쇠(虛衰)하여 신수(腎水)를 제약(制約)하지 못함으로써 나타난 전신수종(全身水腫)은 “토허수모(土虛水侮)”라고 할 수 있다.
총괄하면, 오장(五臟) 병변의 상호 영향은 오행의 승모(乘侮)와 母子相及(모자상급)의 원리로 해석할 수 있다. 상생(相生)의 원리로 전변하는 경우, 모병(母病)이 자(子)에 이르는 병정(病情)은 가볍고, 자병(子病)이 모(母)에 이르는 병정(病情)은 비교적 중한데, 이에 관해 『難經經釋(난경경석)』에서는
“사기(邪氣)가 생기(生氣)를 떠받들고 오면 사기(邪氣)가 들어오더라도 쉽게 물러간다, 나의 기를 받는 자의 힘이 왕성하면 도리어 상극하여 오는 세력이 반드시 심해진다”
라고 하였다.
상극(相剋)의 원리로 전변하는 경우, 상승전변(相乘傳變)은 비교적 중하고, 상모전변(相侮傳變)의 병정(病情)은 비교적 가벼운데, 이에 관해 『難經經釋(난경경석)』에서 “내가 이기지 못하는 것은 나를 극하는 것이다. 장의 기운이 이미 제약을 받고 있으니 사기가 그 세력을 끼고 힘을 더하여 오면 손상이 반드시 더욱 심하기 때문에, 이를 적사(賊邪)라고 한다.” “내가 이기는 것은 내가 극하는 것이다. 그 기운이 이미 나에게 제약을 받고 있으므로 사기가 깊이 들어오지 못하는 것을 미사(微邪)라고 한다”고 하였다.
이외에 오행학설의 이론을 운용하여 오장(五臟)의 발병과 계절의 관계를 해석할 수 있다. 오장(五臟)이 계절에 상응하기 때문에 오장발병의 일반적인 원리는 그 주관하는 계절에 사(邪)를 받아서 발병한다. 즉 봄에는 간병(肝病)이、여름에는 심병(心病)이、장하(長夏)에는 비병(脾病)이、가을에는 폐병(肺病)이、겨울에는 신병(腎病)이 주로 발생한다.
그러므로 『素問(소문) 咳論(해론)』에서는
“사기가 가을을 타고 오면 폐가 먼저 사기를 받고, 봄을 타고 오면 간이 먼저 사기를 받으며, 여름을 타고 오면 심이 먼저 사기를 받고, 실음(至陰)을 타고 오면 비가 먼저 사기를 받으며, 겨울을 타고 오면 신이 먼저 사기를 받는다”
라고 하였다.
오행의 생극(生剋) 원리가 오장간의 복잡한 생리관계를 완전히 해석하지는 못하기 때문에 오장간 병변의 상호 영향 역시 오행승모(五行乘侮)와 모자상급(母子相及)의 원리로써 완벽하게 설명하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素問(소문) 玉機眞藏論(옥기진장론)』에서
“그러나 갑자기 발생한 것은, 반드시 이론대로 전이되지 않고, 그 전화(傳化)하는 것이 차례에 따르지 않는 경우도 있다”
라고 하였는데, 당연히 실제 상황을 근거로 질병의 전변 원리를 파악해야만 한다. 漢의 장중경(張仲景)이 『傷寒論(상한론)』에서 창립한 육경(六經) 전변과 청나라의 섭천사(葉天士)가 『溫熱論(온열론)』에서 창립한 위기영혈(衛氣營血) 전변은 모두 임상에서 출발해서 방대한 실제 경험을 통하여 정리한 질병의 전변원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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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3) 질병의 진단에 이용된다
인체는 유기적인 통일체로서, “안에 있는 것은 반드시 겉으로 드러난다”고 하기 때문에 내장에 있는 병은 체표로 드러나 “겉으로 나타난 것을 보면 내장(內臟)을 알 수 있어서 병에 대해 알 수 있다”고 한다. 오행학설은 질병의 진단에 이용되는데, 주로 오행의 귀속으로 사진(四診)의 자료를 분석하고 임상에서의 진단에 응용된다. 오행의 생극승모(生剋乘侮)의 원리로 병정(病情)을 추단하고 질병의 예후를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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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3)-(ㄱ) 사진(四診)에 응용된다
내장(內臟)에 병이 있을 때의 증상은 매우 다양한데, 내장의 활동과 그 상호관계의 이상변화는 체표의 상응하는 조직과 기관에 반영되어 색깔、소리、형태、맥상 등 다양한 이상변화로 나타날 수 있다. 오장(五臟)과 오색(五色)、오음(五音)、오미(五味) 등은 모두 특정한 연관관계가 있기 때문에 이러한 오장계통의 분류체계는 질병 진단의 이론적인 기초가 된다. 그러므로 임상에서 질병을 진단할 때는 망(望)、문(聞)、문(問)、절(切)의 사진(四診)에서 얻은 자료를 종합하고 오행의 귀속 및 그 생극승모(生剋乘侮)의 변화원리에 근거하여 병정(病情)을 추단한다.
이에 관해 『難經(난경) 六十一難(육십일난)』에서
“’보고 아는 자’는 그 ‘오색(五色)’을 보고 병을 아는 것이다. ‘듣고 아는 자’는 그 ‘오음(五音)’을 듣고 병을 변별하는 것이다. ‘물어보고 아는 자’는 ‘오미(五味)’ 중 어느 것이 입맛에 당기는지를 물어 그 병이 어디서 일어나는지를 아는 것이다. 맥을 보고 아는 자는 촌구맥을 보고 허실을 관찰하여 병을 아는 것이니 병이 어느 장부에 있는지 알 수 있다”
고 하였는데, 예컨대 얼굴에 청색(靑色)이 나타나고 신맛 음식 먹기를 좋아하며 맥(脈)에 현상(弦象)이 보이면 간병(肝病)으로 진단할 수 있다. 그리고, 얼굴에 적색(赤色)이 나타나고 입이 쓰며 맥(脈)이 홍삭(洪數)하면 심화항성(心火亢盛)으로 진단할 수 있으며, 비허(脾虛)한 환자 얼굴에 청색(靑色)이 나타나면 목(木)이 토(土)를 승(乘)한 것이고, 심장환자 얼굴에 흑색(黑色)이 나타나면 수(水)가 화(火)를 승(乘)한 것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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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포스팅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도 계속 이어서 오행학설이 한의학에 응용되는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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