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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지난 포스팅에서 한의학의 사유의 특징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한의학적 사유의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포스팅하고자 합니다. 한의학에서 비교적 많이 응용되는 구체적인 사유방법에는 비교(比較 = Comparison)’, ‘연역(演繹 = Deduction)’, ‘유비(類比 = Analogy)’, ‘이표지리(以表知裏)’, ‘시탐(試探 = Exploratory testing),’ ‘반증(反證 = Proof bytrace back)’이 있습니다. 각각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자세하게 설명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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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비교(比較) (Comparison)

 ‘비교는 대상들 사이의 서로 다른 점과 같은 점을 살피는 것이다. 비교의 방법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대상에 대하여 인식하는 기초이며, 논리적인 법칙과 각종 과학방법의 전제이다. 한의학은 오랜 경험을 통하여 인체의 생리와 병리를 탐구하면서 비교라는 방법을 통해 의학이론과 실제 임상에 대해 설명하였다. 『內經(내경)』에서 언급한규도기항(揆度奇恒)”은 비교의 방법을 운용하여 감별하는 수단이다. 이른바 규도(揆度)”은 형량(衡量)이고, “기항(奇恒)”은 비정상과 정상의 의미로, 이는 일반적인 상황과 비정상적인 상황을 비교하여 서로 다른 점을 이끌어낸다는 것이다. 건강과 질병의 비교를 예로 들면, 건강은()’이 되고, 질병은()’가 되며, 질병에도 또 기항의 구별이 있어서, 일반 질환 가운데 자주 보이는 증상은()’이 되고, 특이한 증상은()’가 된다. 비교를 통해 서로 다른 점을 감별하는 목적에 도달할 수 있다. 또 다른 측면으로, 많은 사물을 비교하면 반드시 그 사물들 가운데 존재하는 공통점이 나타나기 때문에 그러한 공통점을 갖추고 있는 사물들을 한 부류로 하고, 또 다른 공통점을 가지는 사물들을 다른 부류로 귀납하는 것이()으로써 류()를 모으고 물()로써 무리를 나눈다는 것인데, 한의학에서 자주 활용하는 귀류방법(歸類方法)이다. 이는 비교를 통해 사물간의 서로 같은 점을 도출하는 목적에 도달할 수 있음을 설명하는 것이다. 비교를 통해 다른 점을 구분하고 감별을 진행시키는 방법은 한의학에서 보편적으로 활용되었다.

예를 들어 정상과 비정상을 구별하는데, 『素問(소문) 平人氣象論(평인기상론)』에서 말하기를,

 “사람이 한 번 숨을 내쉴 때 맥이 두 번 뛰고, 한 번 들이쉴 때 맥이 다시 두 번 뛰며, 호흡을 가다듬어 숨쉴 때를 포함해 맥이 모두 다섯 번 뛰면서 어쩌다가 한숨 쉬는 것을 평인(平人)이라 하는데, 평인은 병들지 않는다. 항상 병들지 않은 평인을 기준으로 하여 환자를 조리하는데, 의사는 병들지 않았으므로 환자를 돌봄에 의사의 평시 호흡을 기준으로 삼는다

라고 하였으며, 또한

 “사람이 숨을 한 번 내쉴 때 맥이 한 번 뛰고, 한 번 들이쉴 때 맥이 한 번 뛰는 것을 소기(少氣)라 하고, 사람이 한 번 숨을 내쉴 때 맥이 세 번 뛰고 한 번 들이쉴 때 맥이 세 번 뛰면서 동요하고 척부(尺膚)에서 열이 나면 온병을 앓는다고 한다. 사람이 숨을 한 번 내쉴 때 맥이 네 번 이상 뛰면 죽는다

고 하였는데, 이는 맥박수의 비교를 통해 평인맥(平人脈)、병인맥(病人脈)과 위중병인맥(危重病人脈)을 구별하는 경우이다. , 예를 들어 임상에서 환자가 허증(虛證)인지 실증(實證)인지를 감별해야 보법(補法)을 쓸 것인지 사법(瀉法)을 쓸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다.

 『素問(소문) 玉機眞藏論(옥기진장론)』에서 말하기를,

 “맥이 성한 것과, 피부의 열과 배가 창만한 것과 대소변이 통하지 않는 것과 가슴이 답답하고 눈이 흐릿한 것을 일러 五實이라 한다. 맥이 세약하고 피부가 차고 기가 적으며 대소변이 마구 나오고 음식을 먹을 수 없는 것을 일러 五虛라 한다

라고 하였는데, 당연히 임상에서 말하는 虛實은 여기에 국한되지 않지만, 여기에서 거론한 여러 증상들은 확실히 비교를 통해 虛實을 감별하는 요점이다.

대상이 가지는 공통점의 비교를 통해 귀납을 진행시키는 방법은 한의학에서 대단히 많이 이용된다. 예를 들어, 인체 내장(內臟)의 경우, 일부 내장은간장혈(肝藏血)”, “신장정(腎藏精)”처럼 인체 정혈(精血)의 저장을 위주로 하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런 내장은 정혈을 안에 저장하여 쓸데 없이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함으로써 정()과 혈()의 생리활성을 충분히 발휘하도록 한다. 또 위、소장、대장 등과 같은 다른 내장들은 음식물을 받아들여 소화하고 그 정미(精微)를 흡수하는 것을 위주로 하는데, 이러한 내장은 음식물을 소화 흡수한 다음 바로 배출시켜 그 다음에 먹은 음식물의 진입을 이롭게 해준다. 전자(前者)에 해당하는 내장의 활동 특징은 저장하여 배출을 적게 하고, 후자(後者)에 해당하는 내장은 이와 상반되게 바로 배출하여 오랫동안 저장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素問(소문) 五藏別論(오장별론)』에서는 전자(前者)의 내장을정기를 저장하되 내보내지 않는다고 하여 오장(五臟)이라 하고, 후자(後者)의 내장을음식물을 이동시키고 소화시키되 저장하지 않는다고 하여 육부(六腑)로 명명하였다. 비교를 통해 내장(內臟)을 오장(五臟)과 육부(六腑)로 귀납한 것이다. 아울러 오장(五臟)정기를 저장하되 내보내지 않는” 것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양생과 치료 시에 마땅히 충만하게 채워야 하는데, 바로 『素問(소문) 上古天眞論(상고천진론)』에서 말한 지만(持滿)(가득 참을 지킴)”에 주력하는 것이다. 육부(六腑)는 끊임없이 전도(傳導)하여 수곡(水穀)을 소화, 흡수하고사이불장(瀉而不藏 = 내보내되 저장하지 않음)”하는 특징을 가지는 것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양생과 치료 시에는 마땅히 잘 통하게 하여 내용물이 바로 배출되어 비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인식은 한의학의 양생과 진료에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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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포스팅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위에서 길게 설명한 비교(比較)는 사유방법의 일종으로 과학분야 전반에서 광범위하게 응용되며, 한의학에서도 가장 많이 운용되는 방법 가운데 하나입니다. 다음 포스팅에서 한의학의 다른 사유방법들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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