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지난 포스팅에 이어서 한의학의 생명관에 대한 포스팅을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
5. 생명활동중의 형신관(形神觀)
형(形)과 신(神)은 세 가지 의미를 지니는데, 가장 넓은 의미로서, 형(形)은 물질을, 신(神)은 운동을 가리켜서 형신(形神)의 관계는 물질과 운동의 관계이다. 둘째로, 형(形)은 인체를, 신(神)은 생명공능을 가리켜서 형신의 문제는 인체와 생명공능의 관계이다. 셋째로, 형(形)은 육체를, 신(神)은 정신을 가리켜서 형신은 육체와 정신의 관계이다. 이 세 가지 의미 가운데, 후자는 전자에 속하는 동시에 더욱 구체적인 것이다. 예컨대 셋째의 의미에서 정신 역시 일종의 공능활동이지만 일반적인 생명공능과는 비교되며, 자신의 특수성을 가지는 한층 더 고급의 공능활동이며, 형체의 공능활동의 기초 위에 발현된다. 이 세가지 가운데 한의학에서는 두번째와 세번째의 의미에 대해 주로 관심을 가지고 있다.
##
1) 형(形)이 갖추어지면 신(神)이 생겨난다
춘추전국시대의 철학자 순황(荀况)은 “형(形)이 갖추어지면 신(神)이 생기고, 호오희노애락(好惡喜怒哀樂)이 이에 저장된다”고 하였다. 장개빈(張介賓)도 『類經(유경)』에서 “신(神)은 형(形)에 기대어 생긴다”, “형이 없으면 신이 생길 수 없다”, “혈맥이 조화로우면 정신이 이에 머문다”고 하였다. 이러한 생각들은 정신이 형체와 공능활동의 바탕 위에서 생긴다고 보는 것이며, 형신(形神)사이의 선후주차(先後主次)관계를 정확히 파악한 것으로, 형신일원관(形神一元觀)을 드러낸 것이다.
##
2) 형(形)과 신(神)이 하나로 합쳐져서 사람이 된다
『靈樞(영추) 天年(천년)』에서
“혈기가 조화로워지고 영위가 통하며 오장이 잘 갖추어지면 신기(神氣)가 심에 머물고 혼백이 모두 갖추어져 사람이 된다”
고 하였으며, 『素問(소문) 上古天眞論(상고천진론)』에서는 “형체가 쇠약하고 늙지 않으면 정신이 산란해지지 않는다”고 하여 사람이 건강하기 위해서는 “형과 신이 모두 갖추어져야 함”을 강조하였다.
장개빈(張介賓)도
“사람은 혈기(血氣)를 근본으로 하고 정신(精神)을 用으로 하여 합하여 이 넷이 생명을 유지케 하며 성명(性命)을 완전하게 한다”
라고 하였으며, 아울러 “형과 신은 함께 함”을 강조하였다.
이러한 견해들은 인간의 생명활동이 장부기혈(臟腑氣血)과 정신과의 밀접한 연계에서 비롯되고, 또 종합되어 이루어진 것임을 의미한다. 형신(形神)이 서로 얻어지면 합하여 사람이 되는 것이다. 이처럼 정신활동은 생명과정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
3) 형(形)은 질(質)이고 신(神)은 용(用)이 되어 신(神)이 형(形)을 거느린다
금나라의 유수진(劉守眞)은 형신(形神)관계를 “형질신용(形質神用)”으로 설명하였는데, 형체는 정신활동의 물질적인 기초이며, 정신활동은 형체의 공능표현이다. 장개빈(張介賓) 역시
“형(形)은 신(神)의 근본이고 신(神)은 형(形)의 용(用)이다. 신(神)이 없으면 형(形)이 살아갈 수 없고 형(形)이 없으면 신(神)이 생길 수 없다”
라고 하여
“형기(形氣)가 쇠하였는데 신(神)이 왕성해질 수는 없으며, 또한 신(神)이 이미 흩어졌는데도 형(形)이 홀로 존재하는 경우는 없다”
라고 하였다. 이러한 인식과 남북조시대 범진(范縝)의 관점은 일치하는데, 그는 칼날을 비유로 들어,
“신(神)은 용(用)이 되고 형(形)은 질(質)이다. 질(質)에 있어 신(神)은 마치 칼날에 있어 날카로움과 같고, 용(用)에 있어 형(形)은 마치 날카로움에 있어 칼날과 같다. 날카로움이라는 것은 칼날 그 자체는 아니고, 또 칼날은 날카로움 자체는 아니다. 그러나 날카롭지 않은 칼날이 없으며, 칼날이 없이 날카로울 수 없다. 칼날이 없이 날카롭다는 것을 들어보지 못했으니, 어찌 형(形)이 망하였는데 신(神)이 존재하겠는가?”
라고 하였다. 또한 형신(形神)사이의 상호의존 관계를 중시하여 “오장이 안정되면 신(神)이 몸을 잘 지키고, 신(神)이 몸을 잘 지키면 몸이 건강하다”고 하였다.
##
4) 형신(形神)연계의 보편성과 특이성
정신적인 활동과 형체는 복잡 다양한 연관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연계는 두 가지 유형으로 나타나고, 각기 다른 수준에서 이해된다. 총체적으로 말하자면, 각종 정신적인 활동은 모두 심(心)을 대표로 하는 장부공능과 서로 관계되며, 기혈(氣血)운행 등 총체적인 기능을 바탕으로 생겨난다. 즉 형(形)과 신(神) 사이에는 보편적인 연계가 존재한다. “(희로)喜怒의 정서는 기(氣)에서 생기는 것이다”, “기(氣)가 조화로우면 신(神)이 안정된다”, “혈이 망하면 칠정(七神)이 어디에 기댈 수 있는가?”, “신(神)이 안정되면 심(心)이 조화롭고, 심(心)이 조화로우면 형(形)이 온전하다. 신(神)이 요동하면 심(心)이 흔들리고, 심(心)이 흔들리면 형(形)이 상한다”는 등의 내용은 모두 이러한 인식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 형신(形神) 사이에는 특이성의 연계가 있는데, 심리과정이나 정신활동과 특정한 장부의 관계는 특별히 밀접하거나 서로 대응하고 있다. 감각에 관하여, “오장의 정기는 항상 내부에서 상부의 칠규(七竅)로 모인다. 폐기(肺氣)는 코로 통하는데 폐기가 조화로우면 코로 냄새를 맡을 수 있고, 심기(心氣)는 혀로 통하는데 심기가 조화로우면 혀로 오미(五味)를 맛볼 수 있고, 간기(肝氣)는 눈으로 통하는데 간기가 조화로우면 눈이 오색(五色)을 변별할 수 있고, 비기(脾氣)는 입으로 통하는데 비기가 조화로우면 입이 오곡(五穀)의 맛을 알 수 있고, 신기(腎氣)는 귀에 통하는데 신기가 조화로우면 귀가 오음(五音)을 들을 수 있다. 오장이 조화롭지 않으면 칠규(七竅)가 통하지 않고 육부가 조화롭지 않으면 기가 머물러 옹(癰)이 생긴다”고 하였다. 또 정지(情志)에 관해서는, 『素問(소문) 陰陽應象大論(음양응상대론)』에서 심(心)과 희(喜)、간(肝)과 노(怒)、폐(肺)와 우(憂)、신(腎)과 공(恐)、비(脾)와 사(思) 등이 모두 특수한 대응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연계는 생리적인 측면과 함께 병리적으로도 상호 파급되고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와 같이 형신(形神)사이에는 보편적이고도 특수적인 관계가 있다는 인식은 한의학 형신관(形神觀)의 특징이며, 이는 형신(形神)사이의 문제를 이해하고 파악하는 데에 도움을 주고, 아울러 형신의 병변에 대한 이해와 치료에도 지침이 된다.
##
이번 포스팅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한의학의 생명관에 대한 포스팅은 여기서 마치고, 다음 포스팅에서는 한의학의 관점 중 한의학의 질병관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한의학.##역사.동양사.동아시아사.철학.동양철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의학의 관점(View) 6 - 한의학의 질병관(疾病觀) 2 _한의학의 발병관(發病觀) (0) | 2022.01.14 |
---|---|
한의학의 관점(View) 5 - 한의학의 질병관(疾病觀) 1 (0) | 2022.01.14 |
한의학의 관점(View) 3 - 한의학의 생명관 1 (0) | 2022.01.13 |
한의학의 관점(View) 2 - 한의학의 천인관(天人觀) 2 (0) | 2022.01.12 |
한의학의 관점(View) 1 - 한의학의 천인관(天人觀) 1 (0) | 2022.01.12 |